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세 도중 한국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을 놓고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형편없었다"고 비판했다.
"한국과는 이미 무역에 충분히 문제가 많은 데 올해의 최고 영화상을 주느냐"고 대놓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대선 유세 도중 '가짜 언론'을 비판하다가 돌연 아카데미상 얘기를 꺼냈다.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얼마나 형편없었느냐. 다들 봤느냐"라고 질문하면서다. 그러곤 시상식 사회자를 흉내를 내며 "올해의 수상자는 한국에서 온 영화…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냐"라고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이미 한국과 무역에 관한 문제를 충분히 안고 있다.
거기다가 그들에게 올해의 최고 영화상을 줬다. 그게 잘하는 일이냐. 나는 모르겠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같은 영화를 기대했다. '선셋대로(Sunset Boulevard·1950)' 같은 수많은 위대한 영화들도 있다."며 "그런데 수상작은 한국에서 온 영화였다"고 할리우드 고전 영화와 기생충을 비교하며 거듭 비난했다. 그는 "나는 처음엔 올해 외국어영화상만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며 "과거에도 외국어영화상은 준 적이 많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영화 기생충의 내용이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이 외국, 특히 한국 영화에 왜 최고 작품상을 줬냐고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브래드 피트도 비난했다. "올해는 브래드 피트도 상을 받았던 데 나는 절대 그의 열렬한 팬이 아니다. 그는 일어나서 잘난 체하는 말들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좀 아는 체하는 인간(a little wise guy)"이라고 거듭 말했다.
브래드 피트가 수상 소감으로 "여기 무대 위에 (수상 소감을 말하는데) 45초가 주어진다고 하는 데 45초는 미 상원이 존 볼턴에게 줬던 시간보다 많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브래드 피트가 상원이 존 볼턴에게 탄핵심판에 증언할 기회를 주지 않은 걸 비판한 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유세를 활용해 조롱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