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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보다 잘하긴 힘들 것 같다. 표현하면 그렇습니다. 평생 문화재만 해왔던 제 입장에서 감히 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공사 수백 건을 겪었지만 아주 충실하게 잘 복구한 공사현장이다, 그렇게 자부해요." 김창준 전 문화재청 차장이 전하는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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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0일 방화범이 지른 불로 국보 제1호 숭례문 2층 문루가 대부분 소실됐다. 새까맣게 변한 숭례문에 사람들은 낙담했고, 문화재청은 5년 3개월 동안 수습과 복구 작업을 벌였다.

당시 숭례문 복구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물이 김창준 전 문화재청 차장. 기술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문화재라는 한 우물만 판 그는 2011년 11월 차장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숭례문 복구를 진두지휘했다.

김 전 차장은 신간 '김창준의 문화재 이야기'에서 숭례문 공사가 부실공사의 대명사처럼 평가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열정에 버금갈 정도로, 열정에 걸맞게 충실히 잘했다고 본다"고 자평한다.

이 책은 숭례문에 불이 났을 때 문화재청 차장이었던 이성원 씨가 김 전 차장과 나눈 대화를 엮었다. '비극으로 시작해 비극으로 끝난 숭례문 공사'에 얽힌 흥미로운 비화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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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은 복구공사를 거치면서 모습이 조금 바뀌었다. 문 양쪽에 성벽이 생겼고, 용마루는 직선에 가깝게 변했으며, 지반은 30∼50㎝ 낮아졌다.

화재 이전과 비교하면, 조선 초기에 지반은 1.5m 정도 낮았다. 이후 세 차례 변천과 변형을 거치면서 지반이 계속 높아졌다. 문화재청은 지반을 1.5m 정도 파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역사성과 안전 문제를 고려해 일제강점기에 변형된 부분만 걷어내기로 했다.

그런데 감사원은 이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공사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차장은 이에 대해 "발굴 결과를 놓고 많은 논의를 거친 끝에 판단한 사안인데, 이를 부실로 지적한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육축(陸築·큰돌로 축조한 성벽) 문제로 문화재청 내부에서 겪은 갈등도 털어놓았다.

김 전 차장은 시청 방향으로 바라볼 때 왼쪽 부분 상태가 좋지 않아 해체를 주장했다면서 "(당시) 문화재청장이 상당히 강하게 반대해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갔고, 결국 새로운 분이 오신 후에야 다시 추가로 공사를 했다"고 고백한다.

숭례문 복구는 전통기법을 최대한 적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진행됐다. 기와와 철물을 전통 방식으로 제작하고, 명맥이 끊겼던 단청도 옛 기법으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험이 없던 터라 곡절이 많았다. 전통 방식으로 쇳물을 뽑는 작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단청은 지금도 벗겨지고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도 성곽과 육축은 전통 방식으로 잘 수리됐고, 지붕에는 공장식 기계기와가 아닌 전통 수제기와를 올렸다.

김 전 차장은 기계기와에 대해 "요즘은 기와를 구우면 폐타이어를 태워 일부러 색상을 넣는데, 이런 기와는 질감과 색상이 옛날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일제강점기에 없어진 전통가마를 재현해 숭례문 지붕에 기와를 올린다는 데 큰 기대와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비록 완전한 성공은 아니었으나 숭례문 복구는 전통 방식의 재현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 그런데 단청 훼손 보도를 계기로 부실공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감사원 감사와 경찰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원전급 비리라던 지적과는 달리 숭례문 공사에서는 이렇다 할 결점이 나오지 않았다.

김 전 차장은 "숭례문 팀은 진정한 프로였다"며 "현장 챙기는 것도 자기 갈무리도 잘했다"고 회고한다.

그는 이 전 차장과 숭례문 이야기를 하다 이명박 정부는 숭례문 준공을 임기 내에 마치라는 정치적 외압을 가하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전 경험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2013년 초에 가설덧집을 어느 정도 해체했습니다. 정호성 비서관이 우리를 불러 경복궁 근처 찻집에서 만났습니다. 그가 대통령 취임식 날 숭례문을 보자기로 덮어씌운 다음, 그걸 짠하고 열자는 겁니다. 아마 누군가(?) 얘길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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