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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사탕수수 농사 등으로 지하수 고도 상승해 침식 심각
대규모 배수공사·복원 진행 중


1922년 영국인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이집트 소년왕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했다. 무덤에는 '왕의 안식을 방해하는 자들의 머리 위에 화염을 토해 육신을 파괴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후 발굴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의문의 죽음을 당해 '투탕카멘의 저주'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제 미라의 저주가 아니라 인간이 미라에 내리는 저주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집트에서 수십년간 사탕수수·옥수수 농사를 짓기 위해 건설한 댐으로 인해 지하수 고도가 상승했고, 이 때문에 땅에 묻혀 있는 미라나 스핑크스가 물에 젖어 썩는 '저주'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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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집트 유물부가 콤옴보 신전에서 배수 공사를 하다 발굴한 스핑크스상의 머리 장식과 한쪽 발 등이 지하수 침식으로 손상돼 있다. /이집트 유물부



NYT에 따르면 최근 이집트 콤옴보 신전 지하에서는 물에 젖어 썩어가는 미라 더미가 발굴됐다. 사암(沙巖·모래 암석)으로 돼 있는 신전 바닥도 물이 스며들어 침식되고, 벽면의 상형문자도 물기와 소금기 등으로 알아보기 어렵게 흐려지고 있다. 기원전 305~3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스핑크스상이 얼굴, 머리 장식 등이 심각하게 침식된 채로 발굴되기도 했다.

이 같은 '저주'의 주범은 1971년 나일강에 완공된 아스완댐과, 댐으로 인한 이집트 농업의 변화다.댐이 완공된 이후 원래 사막이었던 땅에서도 농사가 가능해졌다.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파라오와 미라들의 안식처 주변이 농사 터전으로 변하면서 지하수의 공격을 받게 된 것이다.

이집트 정부는 '지하수의 저주'로부터 미라를 지키기 위해 콤옴보 신전, 기자 피라미드를 비롯한 중요 유적 6곳의 지하수 수위를 낮추기 위해 배수 공사와 문화재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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