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에 양보할 건 하자"..관광객 급감에 日온건파들이 움직인다

니카이 도시히로( 二階俊博·80)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지난 27일 한·일관계와 관련해 “일본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위성방송인 BS TV도쿄의 프로그램 녹화에서 “원만한 외교를 전개할 수 있도록 한국도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 일본이 손을 내밀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할 일”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일본)는 더 어른이 돼 한국의 주장을 잘 듣고 대응해나가는 도량이 없으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일본 국민 사이에 반한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 유력 정치인이 한국에 대한 양보를 강조한 건 이례적이다.

자민당 당직에서 간사장은 총재에 이어 두번째 높은 자리다. 특히 니카이 간사장은 “고령 등으로 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에도 지난 11일 발표된 당직개편에서 살아남는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신뢰도 두터운 편이다.

지난 8월엔 박지원(무소속)의원과 오사카에서 5시간 넘게 회동했다. 지난해 자신의 계파인 ‘니카이파’ 소속의원 전원과 방한해 연수회를 할 정도로 지한파다. 하지만 당내 강경론 등을 고려, 그간 한·일관계 언급이나 한국측 인사와의 공개회동을 꺼려왔다.

그런 그가 양국 관계 개선을 주장하고 나선 것을 두고는 “한국내 일제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기피로 인한 일본 경제 타격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 관광객 감소로 서일본 지역의 경제가 휘청대고 있고, 8월 한 달간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92% 감소했다.

이와 관련, 총리 관저 사정에 밝은 일본 언론사 간부는 “관저 내 온건파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의 경우 당초 ‘양국의 인적 교류와 경제 교류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어선 안 된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에 찬성한 것으로 안다”며 “예상을 넘어선 한국의 반발에 일본 정부도 꽤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의 한국 소식통은 “징용문제나 수출규제 강화 문제와 관련, 일본측의 양보 가능성 등 손에 잡히는 기류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면서도 “일본 정부내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