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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기 신도시를 짓겠다는 ‘9·21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내놓으면서 과열됐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진정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급 확대 대책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실효성에는 아직 의문 부호를 찍고 있다. 어디에 신도시를 어떻게 조성하겠다는 것인지 아직 발표되지 않은 데다, 신도시를 조성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100만평 이상의 대규모 택지 4~5개를 조성해 20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 안에 1~2곳의 택지를 발표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택지 지정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조성 외에 지자체 등과 협의가 완료된 수도권 중·소규모 택지에서도 3만5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앞으로 조성할 택지에서 6만5000가구를 공급하는 등 총 30만 가구를 추가로 공급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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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인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촌. /조선일보 DB


서울 안에서 의미 있는 공급 물량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만큼 상당수 전문가는 3기 신도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좋은 입지에 빠르게 조성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급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효과를 거두기 어렵더라도 결국 시장 논리에 따라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3기 신도시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한 조건으로는 입지와 추진 속도, 교통 문제 해결 등이 꼽힌다.

가장 큰 관심사는 입지다. 서울 도심 반경 20㎞ 안에 있던 1기 신도시는 서울의 수요를 상당히 흡수했다. 30㎞ 이상 떨어진 2기 신도시는 희비가 엇갈렸다. 위례와 판교, 광교 등 서울 접근성이 좋거나 일자리가 충분한 곳은 성공했지만, 김포 한강, 파주 운정, 양주 등은 서울 수요를 제대로 분산하지 못했다.

결국 서울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방향을 틀 만한 입지가 선정되지 않으면 또 하나의 베드타운만 만드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3기 신도시로는 과천과 고양, 안양, 광명, 하남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거론되는 지역의 상당수는 그린벨트를 풀어야 하는 상황인 데다 주민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데 있다.

입지를 확정하지 않은 채 공급 계획만 내놓은 정부가 섣불렀다는 비판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공급 정책의 성패는 결국 공급량과 입지가 좌우한다"면서 "대기 수요자들을 안정시키고 원하는 아파트 분양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만큼 매력적인 입지에 충분한 공급량을 발표해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설익은 공급책을 내놔 정책 효과를 떨어뜨리고 정책 내성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입지가 해결되더라도 시간도 문제다. 과거와 달리 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1989년 건설 계획이 발표된 1기 신도시는 1992년말 입주가 마무리될 정도로 추진 속도가 빨랐다. 2기 신도시부터 사업 기간은 매우 길어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처음 청사진이 나온 검단신도시의 경우 오는 10월 첫 분양이 진행된다. 실제 공급까지 무려 13년이 걸린 셈이다.

공급 시기가 늦어질 기미가 보이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오히려 수급 불안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가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인허가 과정이 빨랐지만, 최근에는 환경 문제 등 심의할 대상이 많아진 데다 주민 의견 수렴 과정 등도 들어가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상당한 인허가권을 갖고 있어 신도시 개발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어 "지역 주민 반발이 거셀 경우 지자체가 사업을 늦출 가능성도 큰데, 정부가 공급 시기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등도 3기 신도시 사업을 지연시킬 위협 요소로 꼽힌다. 이미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외국 시민권자들이 정부 정책으로 피해가 생겼다며 소송을 건 사례가 있다. 이 밖에 후분양제도 신도시 개발을 지연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부실시공이나 하자 문제를 줄이면서 분양권에 웃돈이 붙으면서 집값이 오르는 문제를 잡기 위해 최근 후분양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공급 시기는 그만큼 늦춰진다. 정부가 스스로 만든 정책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교통 대책도 3기 신도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2기 신도시가 서울의 수요를 끌어들이지 못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서울 도심과 강남권 등 주요 업무지구까지 오가기가 불편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특히 맞벌이 부부가 늘며 ‘직주근접’이 최근 서울 주택 시장을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 점을 감안하면 교통 대책은 더 절실하다.

아직 정부의 교통망 확충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9·21 대책을 발표하며 "도로와 철도 등 기반시설을 구축해 서울과 인근 도시로부터 접근성을 높인다"는 정도로 언급했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지역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급의 획기적인 교통 대책까지 더해진다면 수도권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이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신도시에 얼마나 빨리 교통 대책이 세워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심교언 교수는 "과거 그랬던 것처럼 집만 지어대는 방식은 곤란하다"면서 "지하철 등 교통문제 해결이 수반돼야 신도시 정책이 성공할 수 있는데, 지금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속도를 보면 체계적인 교통망을 갖추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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