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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간경화 칠레 60대 남성

서울아산병원서 무사히 수술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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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에서 2대1 생체간이식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칠레인 알베트토씨와 가족들이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송기원 교수(오른쪽에서 첫 번째) 등으로부터 퇴원 축하 인사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지구 반대편 남미의 칠레에서 한국을 찾은 60대 가장이 서울아산병원에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선물 받았다.

 

 

2018년 9월 말기 간경화와 진행성 간암, 간 문맥과 담도 폐색 진단을 받고 더 이상 치료법이 없었던 알베르토(62)씨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8일 한국에 와 서울아산병원에서 그의 맏딸(34)과 막내딸(23)의 간 일부를 각각 이식 받는 2대1 생체간이식을 받은 뒤 건강을 되찾아 10일 칠레로 귀국한다.

 

 

귀국을 앞둔 알베르토씨는 “서울아산병원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곳이다. 평범한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간이식팀 모든 의료진과 간호사들은 평생 나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수술을 진행한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는 말기 간경화와 진행성 간암, 문맥폐색, 담도폐색뿐만 아니라 간경화로 복수가 많이 차있었지만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간호팀, 병동간호팀, 감염내과팀 등 모두가 노력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3월 간이식외과 전문의 라울 오레아스에게서 다급한 메일을 받았다. “여기 칠레에 말기 간경화와 진행성 간암으로 당장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있습니다. 간 문맥이 폐쇄되고 암이 담도 전체에 침범해 황달과 복수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한국에서 수술할 수 있는지 확인을 부탁합니다.”

 

살아 있는 한 사람에게서 간 일부를 이식 받는 1대1 생체간이식으로는 키 182㎝에 몸무게 92㎏인 환자에게 기증할 수 있는 간이 없어 간이식이 불가능했고, 뇌사자 간이식도 간암의 광범위한 담도 침범과 문맥폐색 등으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환자가 있다는 내용도 함께였다.

 

 

알베르토씨가 건강을 되찾을 방법은 살아 있는 2명에게서 각각 간 일부를 제공 받아 시행하는 2대1 생체간이식이 유일했다. 문제는 2명의 간 기증자가 확보돼도 2대1 생체간이식을 집도할 수 있는 병원이 몇 곳 없다. 세계적으로 2대1 생체간이식의 95% 이상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2대1 생체간이식은 2000년 3월 간경화 말기로 1년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50대 가장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처음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가 고심 끝에 세계 최초로 고안한 방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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