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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에서 플로리스트로, 류아은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환승해야 할 때와 마주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직장이나 일터에서 퇴직해야 하죠. 
나이와 상관없이 젊어서도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실패한 뒤 다시 환승역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인생 환승을 통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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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에서 플로리스트의 인생을 살고 있다. 바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꽃 가게를 열었다. [사진 류아은]
  
깔끔한 올백 머리에 단정한 유니폼을 입고 고객을 응대하던 20대의 제 모습이 떠올라요. 저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친절한 미소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승무원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친절함으로 행복감을 준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것이 좀 지쳤습니다. 
  
회사가 아닌 나만의 브랜드를 위해 서비스를 한다면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고 얼마 되지 않아 과감히 직장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죠. 가족도 저의 입장을 존중했고, 많이 응원해줬습니다. 
  
생전 처음 빚이라는 걸 내어 49.6㎡(15평)의 자리에 커피와 술을 파는 가게를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장사는 생각과 달랐습니다. 매일 준비해야 하는 물품은 넘쳐났고, 손님이 오지 않을 때의 불안감이 컸습니다. 월말이면 다가오는 월세 걱정은 저를 늘 초조함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이 지나가며 했던 걱정의 말들이 문득 다시 떠오르더군요. 
  
불안한 마음으로 걱정하기보단 더 앞서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비스에 강한 저의 강점을 발휘하기 위해 손님을 응대할 때마다 더 반갑게 맞이했고, 그날의 피드백은 바로 수정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단골손님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2년 차 가게를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생도 5명 두게 됐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사장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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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준비하던 시절 이력서에 쓴 프로필 사진이다.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시절의 사진이 없어 아쉽다. [사진 류아은]
  
그러던 어느 날 길을 지나가다 들른 예쁜 카페에 작은 꽃 한 송이가 유리병에 꽂혀있는 걸 보고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작은 꽃 한 송이가 주는 잔잔한 행복이 내 삶의 일부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한 순간이라고 할까요? 예쁜 꽃을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선물하기도 하고, 제가 머무는 집에도 꽃을 꽂아 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죠. 
  
꽃을 배우는 동안은 하루하루 즐거운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어떠한 두려움과 걱정도 보이지 않게 하더군요. 가게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1년 동안 꽃 강좌를 모두 수료했어요. 하루하루가 무척 즐거웠습니다.  
  
만든 꽃을 매일 SNS에 올리자 조금씩 레슨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즐거운 일을 하고 있었는데 반응이 오는 걸 보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죠. 그렇게 플로리스트의 길이 시작됐습니다. 바움(BAUM)이라는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꽃 가게도 열었습니다. 꿈만 같은 순간이었죠. 이제는 매장으로 찾아오는 손님도 생기고 즐겁게 꽃을 공부하는 학생도 많아졌습니다. 플로리스트로 전향한 저의 결정이 빛을 발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제가 만든 꽃으로 언제나 신선한 계절감을 표현하고 싶어요. 꽃을 선물하는 고객들에게 행복한 마음을 대신 전할 예쁜 꽃을 만들 거에요. 플로리스트의 꿈을 갖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제가 가진 노하우를 잘 전달하고 싶어요. 물론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보기보다는 고되기도 합니다. 무거운 꽃과 화병, 짐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단단한 체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그 꽃을 만지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도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라 불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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