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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7일, 미국식 액센트를 쓰는 한 노인이 영국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헤매다 발견됐다. 노인은 신분증이 없었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경찰에 설명할 수도 없었다. 치매에 걸린 노인이었다. 경찰은 일단 이 노인을 양로원에 옮긴 뒤 가족을 찾기 위해 사진이 담긴 포스터와 언론 보도를 통해 백방으로 알렸다. 지문을 채취하고 영국 전역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어디서 온 누군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치매 노인은 수도 없이 이름을 묻는 질문에 단 한 번 "로저 커리(Roger Curry)"라고 웅얼댔다. 영국 수사관들은 전국은 물론 해외의 실종자 명단 목록을 검색하고 캐나다와 미국, 인터폴에 치매노인의 신원 확인을 의뢰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수 개월이 지난 뒤에도 경찰은 로저 커리가 누구인지 알 방도가 없었다. 치매노인은 양로원에서 양질의 처우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고 이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하던 탐사보도 전문인 다래프 매킨타이어 기자가 그를 방문했다.

BBC TV는 다시 이 사건을 방송하기로 결정했고 시청자들에게 커리의 진짜 신원을 찾아주자고 호소했다. 사연이 방송되자 이번에는 엄청난 반향이 일었다. 각종 제보 중 BBC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 여성이 워싱턴주 시애틀 북쪽에 위치한 에드몬즈 고교 1958년도 졸업앨범을 올렸다. 이 앨범에는 얼 로저 커리라는 이름을 가진 한 학생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헬렌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1958년도 졸업생에 대한 웹페이지를 관리하고 있었다. 기자는 즉시 그녀를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헬렌의 남편 짐도 동기동창이었다. 이들 부부는 졸업앨범에 있는 사진이 영국의 양로원에 있는 미스터리 남성과 동일인인 것으로 확신했다.

수주 뒤 기자는 얼 로저 커리의 발자취를 추적하던 끝에 LA인근 위티어에 있는 한 집을 찾게 된다. 이 주택은 2014년 11월 화재로 소실돼 붉은색 딱지가 붙은 채 합판으로 가려져 있었다. 

영국 언론들은 LA카운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커리의 아들인 케빈이 아버지와 함께 영국으로 가서 혼자 내버려둔 채 귀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리가 살던 집 인근의 한 이웃은 "아들이 지속적으로 아버지를 데려갈 장소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는데,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이웃은 커리 노인이 한 번은 마당에서 정신없이 헤매면서 탈진된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인 CBS2는 노인의 아들 케빈 커리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그에게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수주 동안 케빈과의 인터뷰를 시도하다 결국 그와 맞닥뜨려 카메라를 들이대며 질문했다. "케빈, 당신이 아버지를 영국에 버렸나요? 사실을 밝히세요." 

케빈은 카메라를 피해 달아났다. 미스터리 사건은 그렇게 해결됐다. 사건은 전 세계 많은 사람을 경악시켰다. '친아들이 병든 아버지를 어떻게 해외에 유기할 수 있는가'. 76세인 커리 할아버지는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현재 LA인근 양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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