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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성(性), 숨기는게 답이다?

Nugurado 2015.10.05 12:41 조회 수 : 359

100세 시대. 인간의 평균수명은 점차 늘어가고, 이로 인한 다양한 노인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그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노인들의 성(性) 문제. 아무도 관심 없다고 생각했던, 너무나 폐쇄적이었던 노인 성 문제는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해 점차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숨겨야만 했던, 숨길 수밖에 없었던 노인들의 성(性). 해결책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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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주책맞아”
10년 전 부인과 사별한 뒤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다는 김영환 할아버지(72, 가명). 긴 시간을 아내 없이 홀로 생활하다보니 외로웠다는 김 할아버지는 얼마 전부터 복지관에서 만난 A 할머니와 사귀기 시작했다. A 할머니 역시 남편과 사별한지 5년.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다 보니 자연스레 만나게 됐다. 김 할아버지는 “가끔 A 할머니와 성 관계를 하는데 자녀들에게 부끄럽고 남사스러운 마음이 자꾸 들어 교제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김정해 할머니(68, 가명) 역시 8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오랜 시간 혼자 지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복지관에서 만난 2살 연상의 B 할아버지와 교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할머니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B 할아버지가 성관계를 요구하지만, 죽은 남편이 생각나고 미안한 마음 때문에 승낙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 김 할머니는 “이 일로 싸우는 빈도수가 너무 많아져 요즘은 헤어져야 하는지 고민중이다”라고 말했다. 
‘노인의 성(性)’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성욕을 해결할 길이 없어 고민 하는 노인들이 많고, 노인 성매매에도 그대로 노출돼 있어 그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고령의 노인들이 성범죄 가해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최근 한 할머니가 이웃에 사는 70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해 사회적 충격을 준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렇게 노인들이 성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 신고율은 채 5%가 되지 않는다. ‘부끄럽고 남사스럽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성범죄를 당하면 이 나이에 여성으로서의 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당한 ‘남사스러운 일’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노인의 성(性)을 쉬쉬 하며 숨기기에만 급급한 사회적 분위기가 초래한 결과다. 

박카스 아줌마를 아시나요? 
어딘가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박카스 아줌마. 이들은 지나가는 노인들에게 박카스 등의 드링크제를 팔며 성 관계를 하는 일종의 노인 성매매 여성들을 말한다. 
지난 7월 1일 서울 혜화경찰서는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박카스 아줌마’와 ‘박카스 할머니’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로 60대 위주의 여성들로 구성됐으며,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 중에 80대 여성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종묘공원에서 ‘성매매하는 한국인 할머니(The korean grandmothers who sell sex)’라는 제목으로 박카스 할머니에 의한 성매매 사실을 보도한 적이 있어 논란이 된 적 있다. 이에 박카스 아줌마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박카스 한병에 500원, 그간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1회 성매매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은 최저 5000원에서 최고 3만원에 이른다. 쌓인 성욕을 풀 수 없는 노인들 중에는 이들과 성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2012년 서울·경기지역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인의 성생활 실태조사’결과 노인의 35.4%가 성매수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2012년 한국소비자원이 부산·광주·대전 등에 거주하는 60대 이상 노인(평균 72.1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2명인 62.4%가 여전히 성생활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성매매 경험 비율은 145명인 46.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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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인간이 늙었을 뿐
2002년 박진표 감독의 영화 ‘죽어도 좋아!’는 노인의 성(性)을 다룬 영화로 개봉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노인의 성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것이 첫 번째 충격이었고, 노인들도 신체적으로 성생활을 갖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는 것이 두 번째 충격이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극화한 이 영화는 각자의 배우자와 사별한 일흔을 넘긴 두 노인이 운명처럼 만나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회가 다각화 되면서 이해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영화를 봤다는 한 네티즌은 “지금 내가 젊기 때문에 노인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입장을 살짝 바꿔 내가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됐을 때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봤다. 무릎관절이 괜찮으면 보드를 탈 것이고, 시력이 괜찮다면 메신저를 할 것이고, 외로우면 채팅이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단지 몸이 늙어서 젊을 때 보다 조금 답답하겠지만 말이다. 노인의 성은 우리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지 인간이 늙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구매 성행
최근 노인 500여명에게 발기부전 치료제를 불법으로 판매·투약해 온 일당이 적발됐다. 해당 발기부전 치료제는 자칫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발기효능 주사제’를 제조해 판매하며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이 씨와 자신의 병원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박 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렇게 노인을 상대로 한 발기부전치료 주사 등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만 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도다. 심지어 ‘인터넷으로만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도 있다. 
8월 27일 식약처에서는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성기능 개선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모두 불법제품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조사한 제품 모두는 인터넷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찾아 구매하고 있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는 이유다. 노인의 성 생활에 대한 삐딱한 생각이 만들어낸 현실이다. 

노인性 인식부터 바꿔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인의 성에 대해 최근에는 그 시선이 조금은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갈 길이 멀다. 
노인들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에 비해 성욕을 느끼거나 성생활을 하는 횟수가 적긴 하지만, 성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은 어떠한가? 노부부가 거리에서 애정표현을 하려하면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의 눈치를 봐야한다. 노인들이 무성(無性)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으며, ‘늙어서 주책’이라며 손가락질 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노인의 건강한 성생활은 노인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사회생활을 왕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렇게 건강한 성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다 늙어서 무슨 성교육이냐’라고 생각하기 전에 더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의 성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이라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노인의 성을 음지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는 이들이 성 범죄에 더 많이 노출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며, 성범죄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여성은 물론 인간으로서의 권리도 찾지 못하게 된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자. 노인이 된 후 당신은 어떤 모습일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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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니 인터뷰


이현주 서울시 어르신상담센터 사회복지사최근 발생하는 다양한 노인문제 중 모두가 쉬쉬하며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노인 성 문제가 수면위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서울 노인복지센터 부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에서 노인 성 상담을 맡고 있는 이현주 사회복지사를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노인 성 상담 점차 증가
고령화 시대, 다양한 고민을 가진 노인들의 서울어르신상담센터를 찾는다. 노인우울·폭력과 학대·가족갈등 등 다양한 이유로 이곳을 찾는 노인들 중 눈길이 가는 상담인 노인 성 상담. 이현주 사회복지사는 “노인의 성생활을 무조건 나쁘게만 보는 사람들이 편견을 깨고 인식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 상담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서울어르신상담센터의 경우 2013년 128건, 2014년 2078건 그리고 2015년 상반기에는 208건으로 점차 늘고 있다. 노인들은 부부갈등, 이성문제, 성기능, 성폭력 등 다양한 문제로 상담센터를 찾는다. 이런 상담 유형은 남녀별로 차이가 나타나는데 남성의 경우 성기능과 관련한 상담의뢰가 많은 반변, 여성의 경우 부부성관계 문제 등으로 인한 상담이 주를 이뤘다.

노인 성(性)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
이현주 복지사는 “노인 성생활에 대해 여전히 폐쇄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노인을 무성적 존재로 보고, 성이라는 자체를 성관계로만 한정지어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보고 잘못된 편견으로 그들을 보는 것 역시 타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에는 정년이 없다’는 말 처럼 정기적으로 성생활을 유지하면 오히려 건강에도 좋고, 여러 노인성 질환을 예방(건망증, 질염예방, 전립선예방, 우울증예방 등)하는 것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 노인 밀집지역에서 성행하는 성매매, 박카스 아줌마, 성폭력 등은 비단 ‘노인만의 문제’, ‘노인의 왜곡된 성 문제’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실제 성매매를 하는 박카스 아줌마의 경우 노인 고독, 빈곤과 맞물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비난 보다는 사회적인 관심과 인식 개선, 그리고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누구나 성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젊은이들의 노인 성 인식에 대한 변화도 중요하지만 노인 본인이 성에 대해서 당당한 존재로서 스스로 인식하고 다양한 성 평등 교육을 통해 부부간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 또한 노인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이 이슈화 될 것이 아니라 노인의 성도 젊은이와 같다는 것에 대한 올바른 홍보, 캠페인 등 다양한 홍보 역시 필요하다. 
노인 또한 젊은이와 같다. 그저 노화로 인한 신체적 기능 변화가 있을 뿐이다. 노인들의 성은 유지할수록 건강은 물론 실제 삶의 질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그들 역시 젊은이와 같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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