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튜브 코드  
김길태의 91세 왕언니의 레슨(21)

서울 사람은 여름철에 먹는 모젓을 모를 것이다. 모젓이란 말도 생소해 하지 않을까? 부산이나 경상도에만 있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잘 모르는 이가 많은 것을 보면 특이한 음식인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한겨울에 대구가 많이 잡힐 때면 큰놈으로 우리 집은 다섯 마리, 큰집은 식구가 많아 열·스무 마리씩 샀다. 강원도나 북쪽 지방의 명태 처럼 부산에서는 대구를 저장했다가 여름에 먹는 식품이었다. 
  
손질한 대구의 고니와 알은 젓갈을 담고 머리와 몸통은 토막 내어 큰 독에 담아 소금으로 절여두었다. 그것을 여름 반찬으로 먹었다. 절인 대구 살을 발라서 깨끗하게 씻고 마늘과 고운 고춧가루, 참기름을 듬뿍 넣어 조물조물 무치고 깨소금을 뿌린다. 그것이 내가 먹었던 모젓이다. 
  
소금으로 절인 대구 살을 갖은 양념에 버무려 먹어  

20130109_174532_6a5a5720b1ecec87c31b0a2d0b78c9a0.jpg

부산과 경상도에서는 대구를 저장했다가 여름에 먹었는데, 그것이 내가 먹었던 모젓이다

  
여름철 쌀뜨물에 절인 대구 뽈, 고니, 알을 무와 같이 넣고 끓인 시원한 국과 입안에서 살살 녹던 이 모젓 한 접시를 함께 먹으면 더위에 달아났던 밥맛도 돌아왔다. 여름철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였다. 
  
요즘은 생대구가 비싸 한 마리를 사기도 쉽지 않다. 이런 추억이 있는 나조차 최근에 대구 한 마리를 통째로 사본 적은 없다. 대구가 귀해져서인지 국이나 탕거리용으로 적당량이 포장되어 팔고 있어 옛 맛이 그리워질 때면 그 포장된 것을 사와서 먹는 정도이다. 
  
어느 날 부산 친구들이 온다기에 살이 많은 대구 몇 토막을 사 왔다. 그것을 소금에 저려두었다가 살을 발라서 추억의 모젓을 만들어 주었다. 친구가 반색하며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보고 흐뭇했는데, 모젓을 모르는 친구도 있어 깜짝 놀랐다. 그 친구는 기억에도 없는 음식인데도 너무 맛있다며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이렇게 부산 친구도 모르니 서울사람이 모르는 것은 당연하겠지. 누구나 먹던 음식은 아니었나 보다. 
  
김길태 산부인과 의사 [email protected] 


고고렌트카 웹사이트 방문하기
렌트카 필요하신 분
전화: 213-500-5243
카카오톡: city1709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495 미국에서 대박난 의외의 한국상품 10가지 티끌모아파산 521
494 임종 지켜줄 사람, 당신은 몇명이나 있나요 file Nugurado 508
493 심해의 비밀 2부/동해심해의 기록/지구생성의 비밀 coffee 506
492 노타이로 중년 여름 옷 맵시 살려주는 프리넥 셔츠 file Nugurado 501
491 【일본야쿠자】재일교포야쿠자의 미친존재감 - 마지막 손정의회장 명언동영상 Nugurado 500
490 90세 할머니 연명 치료 중단 어린 증손자까지 동의하라니 [출처: 중앙일보] 90세 할머니 연명 치료 중단 어린 증손자까지 동의하라니 file Nugurado 494
489 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 file Nugurado 492
488 목장 관리인에 창고지기 공자를 성인으로 만든 건 이것 file Nugurado 489
487 [김태훈의 뉴스 저격] '여장부 엄상궁', 日 감시망 뚫고 고종을 아관으로 빼돌리다 file Nugurado 486
486 밥 먹으면서 죽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file Nugurado 485
485 밤하늘 수놓은 화려한 불꽃에 혼을 빼앗기다 file Nugurado 485
» 여름철 달아난 밥맛 돌아오게 했던 '모젓'의 추억 file Nugurado 483
483 99세에 쿠데타 일으킨 고구려의 ‘명림답부’ 아시나요 [출처: 중앙일보] 99세에 쿠데타 일으킨 고구려의 ‘명림답부’ 아시나요 file Nugurado 480
482 정장, 하루 입으면 이틀 휴식시간 주어야 file Nugurado 479
481 20년 풍찬노숙, 환갑넘어 군주된 진나라 문공 file Nugurado 477
480 바늘없는 낚시 드리운 강태공이 72세 낚은 건? file Nugurado 477
479 먼저 간 남편 따라 잠든 탁상시계에 부치는 글 file Nugurado 477
478 '비즈니스 캐주얼'도 격식차려 입어야 file Nugurado 472
477 ‘이민자 때리기’ 도가 지나치다 file Nugurado 469
476 6.25전쟁의 역사 file Nugurado 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