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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잔고는 바닥, 용돈은 간당간당
그제
동네 사우나(경로 할인) 6000원, 식혜 2000원, 짜장면 3000원
어제
마을버스(왕복) 2200원, 화우회 모임회비 2만원, 식빵 2500원, 치즈 5500원
오늘
소주 1병 1700원
요즘 땡전 한 푼 못 버는 주제에 돈 안 쓰는 날이 거의 없다.
이렇게 쓰다가는 한 달에 40만원은 훌쩍 넘을 것 같다.
모름지기 제살깎아먹기의 연속이다.
마눌이 알지 못하는 내 빈약한 은행 잔고의 밑바닥이
드디어 처참하게 드러나 보이기 시작한다.
미친다. 이걸 어쩌나?
쥐꼬리만 한 연금 3분의 2는 마눌에게 주고
그 나머지는 용돈이라는 명목으로 간당간당하게 사는 비참한 백수의 내 처지.
정말이지 다음 달엔 용돈 20만 원으로 줄여야 할 텐데….
점점 새 가슴을 닮아가는 나.
그런 나 자신을 가슴 에이도록 째려본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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