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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의 91세 왕언니의 레슨(11) 

매일 똑같은 나날을 보내는 생활이 지루하고 재미없을 때가 있다. 친구들 역시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쉽게 흥분하고 감동할 일이 없나 보다. 또한 쉽게 성내고 화내는 일도 없다.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이 살짝 삐치고 나를 무시하지 않나 하는 자격지심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친구들도 그렇단다. 이젠 마음마저 늙어가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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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8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제13회 부산불꽃축제에서 첨단 멀티미디어 해상불꽃쇼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28일 13회를 맞은 부산 불꽃놀이 축제에 가봤다. 딸아이에게 불꽃놀이에 나를 데려가 달라고 했다. 딸이 광안대교와 동백섬이 한눈에 보이는 해운대 아파트에 살고 있기에 집에 앉아서 불꽃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난 불꽃을 좋아한다. 서울의 불꽃놀이를 집 앞 한강 고수부지에서 볼 때는 “쾅! 쾅!” 소리만 크지 불꽃은 멀리서 일부분만 볼 수 있어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날 저녁 아파트 창가에서 불꽃을 기다렸다. 
  
8시에 시작을 알리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 올라오는 불꽃을 보니 일부분밖에 보이지 않았다. 곁에 있던 사위가 “어머니 나갑시다” 하며 재촉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불꽃이 잘 보이는 바닷가로 가잔다. 딸아이와 셋이 차를 타고 가서 바닷가 가까이에 내려 걷기 시작했다. 불꽃을 보겠다는 일념에 무릎이 아픈 것도 참고 걸었다. 꽤 먼 곳인데도 걸을 수 있다니 참 기가 막혔다. 
  
운 좋게 불꽃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자리를 차지했다. 브라보. 나이 덕을 본 것이다. 키 작은 조그만 늙은 할머니가 깊은 밤에 불꽃을 보겠다고 나와서 양보해 달라는데 안 비켜 줄 수 있겠는가. 염치없이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갔다. “꽝! 꽝!” 하는 소리와 동시에 “슝~” 하고 순간적이고 연속적으로 불꽃들이 올라가 “펑! 펑! 펑!” 터졌다. 


잠깐이지만 즐거움과 환희 안겨줬던 부산 불꽃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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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주제로 광안리를 중심으로 동백섬, 이기대 등에서 다양한 불꽃을 선보였다

  
황홀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터져 나오는 불꽃의 화려함이 까만 하늘을 수놓았다. 곧이어 “와아~” 하는 함성을 지르는 사람들 속에 내가 있었다. 아름다운 불꽃에 넋을 잃고 하늘을 보며 감동하고 환한 미소를 짓는 내가 있었다. 내 나이와 괴로움과 외로움 같은 모든 나쁜 생각은 없고 오로지 환희와 즐거움과 웃음이 있을 뿐이었다. 
  
불꽃은 항상 좋은 날, 기념일, 누구를 사랑할 때 쏘아 올리는 것이다. 슬프거나 괴롭고 불행할 때 불꽃을 쏘아 올리는 사람은 드물다. 불꽃을 보면서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눈물 흘리는 사람이 그곳에는 없다. 불꽃이 그래서 좋다. 잠깐의 순간이지만 즐거움과 웃음, 환희와 만족한 마음이 꽉 찬다. 행복하다. 그 마음은 불꽃과 같이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바로 그 순간이 좋다. 
  
사람의 삶에서 만족스럽고 즐겁고 행복함을 느끼는 것도 불꽃과 같이 순간적인 것이다. 살아가는데 고통과 괴로움, 불만도 많지만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순간순간이 있기에 희망을 갖고 살 수 있고 또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불꽃을 볼 때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그 순간에 타오르는 아름다운 불꽃에 혼을 빼앗기고 행복함을 느낀다. 나는 영원히 불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김길태 산부인과 의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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