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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향한 밤하늘 허공 주먹질
"얌마! 넌 아직도 마누라가 무섭니?"
"무섭긴…."
"정말 안 무서워?"
"짜샤! 무섭긴 뭐가 무서워?"
나는 마시던 소주잔을 꽝 내려놓고
마주한 친구 녀석에게 확 인상을 긁어 보였다.
사실이다.
마눌이 무섭지 않다.
바가지 박박 긁고 인상 쓰며 토라져도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
내 비록 백수 신세지만
내 식구 밥 굶겼어?
입을 옷 안 사줬어?
살집 없어?
새끼들 공부 가르쳐 다 결혼시켰잖아!
뭐가? 뭐가 무서워?
김선녀, 내 마누라야!
너 말이야. 너무 잘난 체하지 마, 짜샤!
대한민국에서 나만큼 사는 것도 행복이란 말이야.
늦은 밤 마을버스에서 내려
이리저리 헛발질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그 밤하늘 허공에 마구마구 주먹질해본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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