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성일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 위소매 절제·루아이 위우회술 비수술적 치료보다 효과 크고 당뇨병 등 관련 질환도 개선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고도비만을 치료하려면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며 “다행히 올해 1월부터 비만대사수술이 건강보험을 적용 받아 수술부담도 줄어들었다”고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①위소매 절제술: 위를 10분의 1 정도로 줄여 음식 섭취를 제한하고 식이조절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경도비만은 1차 수술로 택할 수 있고 복강경으로 진행돼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도 빠르다. ②루와이 위우회술: 위 상부를 잘라내 30㏄ 정도로 작게 만든 뒤 남은 위와 소장을 연결한다. 음식물이 위ㆍ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장에 내려가게 하는 수술법이다. 미국·세계비만학회의 표준 수술법이다.
비만(BMI 30㎏/㎡ 이상)은 ‘21세기 신종 전염병’이다. 특히 고도비만(BMI 35㎏/㎡ 이상)은 합병증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체질량지수(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대 젊은이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는 우리 고도비만 인구가 2030년에는 2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도비만은 운동ㆍ식이요법과 약물 등 내과 치료로 해결하기 어려워 미국국립보건원(NIH)은 “고도비만은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발표했다. 올해부터 BMI 35㎏/㎡ 이상 고도비만 환자와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한 30㎏/㎡ 이상 비만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으면 보험이 적용돼 수술비를 20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최성일(49) 강동경희대병원 비만대사클리닉(외과) 교수에게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들었다. 이 병원 비만대사클리닉은 비만대사외과 내분비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영양팀 운동치료 등의 협진으로 고도비만과 대사질환 치료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복강경 및 로봇수술 둥 미세침습수술로 비만대사수술을 진행하며, 수술 후 회복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몸무게 관리와 관련 대사질환 치료도 돕는다.
-비만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는.
▲성인 남자의 41.6%, 성인 여자의 25.6%가 비만(BMI 30㎏/㎡ 이상)이다(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비만은 다른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허혈성 천식,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위식도 역류질환, 지방간, 담석증, 불임, 관절염, 우울증, 혈관질환, 각종 암 등이 비만에서 비롯될 수 있다. 비만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20%가량 높아진다. 특히 고도비만(BMI 35㎏/㎡ 이상) 환자는 다이어트가 아닌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고도비만 혹은 대사질환을 동반한 비만 환자는 무조건 굶거나, 효과를 빨리 내기 위해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고도비만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고도비만 환자나 대사질환을 동반한 비만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비만대사수술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장기적으로 충분히 몸무게를 줄여 비만과 관련 질환을 치료하거나 개선한다. 최근 10년간 이를 뒷받침할 여러 연구결과가 나와 수술 유용성에는 논란이 거의 없다. 또한 수술하면 약물 등 비수술적 치료보다 몸무게가 훨씬 더 줄고 지속된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관련 질환 치유와 삶의 질도 개선된다.
-고도비만 수술은 어떤 사람에게 필요하나.
▲고도비만 수술은 서양에서는 BMI가 40kg/㎡ 이상이거나 BMI가 35kg/㎡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대사질환을 동반했을 때 필요하다. 아시아인은 BMI가 같아도 서양인보다 내장지방이 더 많아 BMI가 낮아도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늘어난다. 그래서 여러 다른 아시아센터는 아시아태평양 권고안에 따라 고도비만(BMI 35kg/㎡ 이상)이거나, 대사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비만(30kg/㎡ 이상)이라면 비만대사수술을 권한다.
-비만대사수술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비만대사수술로는 ‘위소매 절제술(Sleeve Gastrectomy)’, 루와이 위우회술(문합위 우회술), 조절형 위밴드삽입술, 담췌십이지장 치환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위소매절제술과 ‘루와이 위우회술’이 가장 많이 시행된다.
위소매 절제술은 음식을 먹었을 때 잘 늘어나는 위 상부(위 기저부)와 대만부(긴 쪽)를 소매 형태로 잘라내 위 소만부(유문부 보존ㆍ60~80㏄ 정도)만 남겨 식사량을 제한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위를 축소할 뿐만 아니라 식탐호르몬(Ghrelin)을 분비하는 위 상부를 잘라내 식욕감퇴ㆍ조기 포만감이 생겨 몸무게를 줄인다. 이로 인해 당뇨병 치료에도 도움된다.
위소매 절제술은 루와이 위우회술ㆍ담췌십이지장 치환술보다 간단하고 합병증도 적다. 몸무게가 잘 감량되지 않으면 다른 수술로 바꾸기 쉽다. 조절형 위밴드삽입술보다 감량이 잘 된다. 소화기관이 해부학적으로 바뀌지 않아 위ㆍ십이지장 내시경검사에도 문제가 없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위 상부를 잘라 30㏄ 정도 줄이고 영양분을 많이 흡수하는 십이지장(소장 앞쪽 1~2m 정도)과 빈창자(空腸)을 건너뛰어 소장으로 우회하는 수술(Y자 모양의 우회로가 생긴다)이다.
음식물이 곧바로 소장으로 가면서 평소 분비되던 장 호르몬(GLP-1 호르몬)이 급격히 피 속에 방출돼 혈당이 낮아지고 식욕도 억제된다. 제2형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치료에도 아주 유용하다. 수술 후 6개월까지 체중이 크게 줄고, 18~24개월까지 꾸준히 감량된다. 음식 섭취와 흡수를 동시에 제한해 과체중의 65~80%를 줄일 수 있다. 장기 유효성이 증명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표준수술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