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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비만 치료 수술만이, 믿을 수 있는 장기적인 체중 감량효과 낸다고 믿어

 

▶ 과학자들 은근 약품으로, 같은 효과 내기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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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0년대나 1970년대 옛날 사진을 볼 때마다 나는 놀란다. 패션이나 헤어 스타일이 촌스러워서가 아니라 그 당시 사람들의 몸매를 보고 놀라는 건데 많은 이들이 비쩍 마른 모습이다. 1976년 미국인 성인 중 15%가 비만이었다. 지금은 40%에 육박한다. 아무도 우리의 몸이 이렇게 많이 변한 이유를 아는 사람이 없다.

 

과학자들은 ‘비만을 유발하는 환경’(obesogenic environment)을 지목했고 단골로 지적돼 온 증거들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넘쳐나는 싸구려 패스트 푸드와 스낵들, 맛깔나게 만들어 결국 중독되게 만드는 식품업체들, 대용량 포장들과 하루 종일 먹고 싶은 충동 등이 포함됐다.

 

이들 중 어떤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든 환경과 관련된 어떤 무엇인가가 많은 사람들을 타고난 유전적 허용치 이상으로 뚱뚱하게 만들고 있다. 비만 문제는 항상 우리 곁에 있었지만 요즘처럼 흔했던 적은 없었다. 

 

 

 

의사부터 제약회사까지, 또 공공보건 기관부터 과체중인 사람들 본인까지 모두가 정상 체중으로 만들어주며 이를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치료법을 찾길 원하고 있다.

 

그런데 왜 아무도 찾지 못했을까? 노력과 시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일부 과체중이었던 이들 가운데는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마른 몸매로 만든 뒤 이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매우 드문 경우이긴 하다. 대부분은 체중이 줄었다가 늘고, 다시 줄었다가 늘어나는 식의 보람도 없는 불만스러운 반복만 거듭할 뿐이다.

 

한 가지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 있긴 한데 거의 사용되지 않아 필요로 하는 미국인 약 2,400만명 중 오직 1%만이 혜택을 봤을 뿐이다.

 

이 방법은 비만 치료 수술(bariatric surgery)로 위를 작은 주머니로 바꾸는 방법이 있고 장으로 유도하는 시술법도 있다. 이들 방법을 통해 체중을 많이 줄인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과체중이고 비만인 경우가 많다.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당뇨병을 앓는 경우는 인슐린을 끊게 됐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도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수면 무호흡증도 사라졌다. 등과 엉덩이, 무릎의 통증도 개선됐다.

 

미시건대 영양학 연구센터의 랜디 실리 디렉터는 비만 치료 수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시설과 의료진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환자와 의사는 모든 증거들이 지적하는 것과 반대로 끊임없이 생각하며 과체중인 사람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 날씬해질 수 있고 그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여겼다.

 

50년 전 록펠러대 줄스 허쉬 박사가 행했던 옛날 방식의 실험이 있었다. 당시 허쉬 박사는 비만인 사람들을 병원에 모아놓고 하루 600칼로리의 액체만 먹도록 조절해 정상 체중으로 만들었다.

 

피실험자들은 평균 100파운드씩 체중을 감량했고 열광했다. 그러나 병원을 떠나자마자 빠졌던 체중이 되돌아왔다.

 

지금은 콜럼비아대에 있는 허쉬 박사와 루디 리벨 박사는 같은 실험을 반복했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다. 결국 알아낸 결론은 매우 비만인 사람이 다이어트에 성공해 정상 체중을 회복한다고 해도 이후 생리학적으로 굶주린 상황으로 인식해 상상하기 힘든 식탐을 부린다는 것이다.

 

이런 교훈은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던 몇 년 전 ‘전미 당뇨와 소화기계 및 신장계 질환 연구소(NIDDKD)’의 케빈 홀 수석 연구원은 TV쇼 ‘더 비기스트 루저’(The Biggest Loser)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화제가 됐다. 참가자들은 엄청난 체중을 뺐지만 유지한 경우는 드물었다.

 

비만 유전에 대한 인식은 1980년대 연이어 발표된 논문들이 주장했던 대로 키가 대물림되듯 비만도 유전된다고 믿는 것이 통념이었다. 입양아의 몸무게는 키워준 부모보다는 생물학적인 부모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쌍둥이도 거의 비슷한 몸무게를 기록했다.

 

결국 비만인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것처럼 비춰졌다.

 

그러던 1995년 록펠러대의 제프리 프리드먼 박사는 당뇨에 쓰이는 인슐린과 유사한 물질을 찾아내 렙틴(leptin)으로 명명했는데 이 분자는 지방 세포에서 분비돼 뇌에 얼마나 많은 지방이 있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렙틴은 뇌를 조정해 만약 너무 말랐다면 몸무게를 늘려야 한다고 인지하도록 하고 이런 뇌의 명령을 받아 음식을 먹게 된다. 비만인 경우는 렙틴의 조정 수치가 높게 잡혀 있어 뇌가 비만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논리다.

 

제약사인 암젠(Amgen)은 록펠러대와 프리드먼 박사에게 2,000만달러를 주고 렙틴에 대한 권리를 매입했고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비만 환자의 렙틴을 조정해 뇌가 자각하길 몸에 너무 많은 지방이 있다고 인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대로 작동한다면 식욕을 떨어뜨리고 체중도 줄어드는 것이 당연했다. 렙틴 조정으로 의사는 사람의 체중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모두의 바람과 달리 원통하게도 렙틴 연구는 흐지부지됐다. 대부분의 실험군에서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 렙틴 조정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렙틴은 여전히 체내의 복잡한 호르몬 체계와 몸무게를 조절하는 뇌 신호의 비밀을 풀 열쇠다.

 

제약사인 베이어와 머크에서 체중 감량 약품을 연구했던 전직 임원인 존 아마트루다 박사는 “식욕은 생존 메카니즘으로 여겨진다”며 “사람은 먹어야 살 수 있는데 우리 신체는 이런 중복된 복잡한 시스템으로 얽혀 있다”고 말했다.

 

남은 희망은 실제 수술을 받지 않고도 비만 치료 수술의 효과를 보는 방법이다. 렙틴을 포함한 수많은 체내의 호르몬과 신호들을 고치는 것이 핵심이다.

 

제대로 고쳐지면 입맛이 변한다. 고질적인 문제인 고칼로리 음식을 탐닉하지 않게 된다. 또 더 이상 시장함을 느끼지 않게 되며 극단적인 배고픔도 사라지게 된다.

 

약품으로 가능한 체중 감량 시나리오일까?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 중이지만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비만 시장을 포기했는데 진정으로 효과가 있는 치료법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약품이 승인을 받은 적도 있지만 사용된 경우는 드물었다. 아마트루다 박사는 놀랄 일도 아니라고 하며 대부분의 경우 효과가 미미하거나 부작용이 컸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실리 디렉터는 치료제가 발견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쥐에 대한 비만 치료 수술과 생체 화학적 변화 실험을 하고 있는 그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알아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자들은 스스로 비만인 경우를 포함해 사람들이 비만을 문제로 비난하지 말기를 바라고 있다. 홀 박사는 “비만에 얽힌 문제들이 단순할 때만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해라’는 말이 통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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