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에 꽃·허브 넣어 산뜻하게… 하트, 동물 모양 얼음 틀도 인기
올여름처럼 얼음을 많이 먹은 해도 드물다. 얼음이 흔해지다 보니 화려하게 변신했다. 얼음 안에 꽃이나 허브를 넣어 색다르게 얼리는 것이 살림꾼 사이에서 유행이다. 음료를 차게 만들면서 장식할 수도 있고 아이들 놀잇감으로 쓰기도 한다.
팬지, 비올라, 패랭이 등 식용 꽃을 넣어 얼린 '꽃얼음'이 대표적이다. 간단하면서 보기에도 예뻐 주부들에게 인기다. 주로 과일 에이드나 탄산수 등 투명한 음료에 넣어 먹는다. 주부 김윤주(37)씨는 "얼음 넣은 탄산수나 아이스티를 자주 마시는데, 가끔 꽃얼음을 넣으면 기분 낼 수 있고 손님에게 내놓을 때도 좋다"고 했다. 얼음 틀에 물을 절반만 넣고 식용 꽃을 띄워 얼린 뒤, 물이 얼면 나머지 절반도 채워서 얼리면 된다. 삼성웰스토리 이규남 책임은 "얼리는 시간을 10시간 이내로 하고, 한 번 끓였다가 식힌 물을 쓰면 얼음을 더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레몬에이드에 카네이션 모양으로 얼린 얼음을 띄웠다(왼쪽). 꽃을 넣어 큼직하게 얼린 놀잇감용 얼음(가운데)과 얼음틀에 개망초 등 들꽃을 넣어 얼린 얼음(오른쪽). /러빈허·김영선씨·김윤주씨 제공
얼음에 꽃 대신 타임이나 애플민트 같은 허브를 넣어도 음료와 잘 어울린다. 향이 강하지 않아 장식용에 가까운 식용 꽃과 달리 허브는 얼음이 녹으면서 향이 은은하게 섞여 색다른 맛을 낸다. 레몬이나 블루베리 같은 과일을 넣어도 좋다.
식용이 아닌 꽃이나 잎 등을 넣어 얼리면 아이들의 여름용 놀잇감이 된다. 15개월 딸을 둔 김영선(30)씨는 얼마 전 큼직한 직육면체, 구(球), 원통 모양 얼음에 온갖 꽃과 잎을 넣어 얼려 딸 놀잇감으로 썼다. 그는 "더위에 지친 아이를 위해 만들었는데, 아이가 신기해하며 얼음이 녹을 때까지 눈을 떼지 않았다"고 했다.
얼음 모양도 다양해졌다. 하트 같은 단순한 모양에서부터 돌고래, 북극곰, 펭귄 같은 동물 등 복잡한 모양 얼음 틀이 인기다. 카페들도 꽃얼음을 넣은 음료를 앞다퉈 내놓는다. 아예 꽃 모양으로 얼음을 얼리는 곳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 카페 '러빈허'는 장미나 카네이션 모양 얼음에 식용 장미를 넣어 아이스커피에 띄운다. 이 카페 오승용 대표는 "만드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리지만, 그만큼 손님들에게 반응이 좋고 특히 외국인들은 매우 감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