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06년 2월 14일, 임영진 관장이 이끄는 전남대박물관 조사단은 전남 고흥 길두리에서 시굴 조사를 시작했다. 임 관장은 오래전부터 길두리 안동고분(雁洞古墳)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분구(墳丘) 정상에 드러난 덮개돌로 보아 전남 지역 다른 석실분과는 구조가 다를 것이라 추정했다.

2018100902041_0.jpg

금동관, 길두리 안동고분, 전남대박물관.

 

직경 36m, 높이 3m에 달하는 분구의 정상부를 정리하니 도굴로 교란된 것 이외에도 2개의 덮개돌이 더 있었다. 그것을 제거하자 동서로 길쭉하게 배치된 석곽이 드러났다. 동쪽이 넓고 서쪽이 좁은 형태였고 흙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널길을 갖춘 석실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내부에 대한 본격 조사에 앞서 도굴 구덩이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부슬부슬한 흙이 채워진 도굴 구덩이가 바닥을 향해 계속 이어지자 '혹시나?' 했던 일말의 기대마저 여지없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런데 1.2m가량 하강한 지점에서 교란된 흙이 사라지고 조금 단단한 흙이 나타났다.

 

조사원들은 잔뜩 긴장한 채 노출을 계속했다. 도굴 구덩이가 끝난 곳 조금 아래에서 짙은 갈색으로 변한 흙이 보였다. 철기에 녹이 나면서 철기를 감싸고 있던 흙 색깔마저 바뀐 것이다. 곧 조사원들은 연이어 탄성을 터트렸다. 동벽 아래에서 갑옷과 투구, 중앙에서 청동거울과 칼, 서벽 쪽에선 금동관과 금동신발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백제 양식 금동관이었다. 백제 왕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고흥반도에서 당대 최고급 물품이 출토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기에 놀라움은 컸다. 게다가 다른 금동관과 달리 망자의 머리에 씌워준 것이 아니라 상자에 담아 부장한 점이 특이했다.

 

3월 25일 임 관장이 '5세기 초 고흥반도 일대에 대규모 정치 세력이 존재했다'라며 발굴 현장을 공개하자 학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임 관장의 주장을 수용하는 연구가 많았지만 그와 달리 고흥반도가 근초고왕 대 이래 백제의 지방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해석하기도 했다. 근래에는 무덤 주인공을 왜에서 망명한 인물로 보기도 한다.

 

[이한상의 발굴 이야기] [48] 상자에 담긴 백제 금...

2006년 2월 14일, 임영진 관장이 이끄는 전남대박물관 조사단은 전남 고흥 길두리에서 시굴 조사를 시작했다. 임 관장은 오래전부터 길두리 안동고분(雁洞古墳)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분구(墳丘) 정상에 드러난 덮개돌로 ...

Nugurado, 조회 수 499

[이한상의 발굴 이야기] [47] 겉흙 아래 숨어 있던...

검, 덕천리 16호묘, 국립김해박물관 1992년 10월 20일, 유장근 경남대박물관장을 비롯한 조사단은 경남 창원 동면 덕천리에서 발굴을 시작했다. 그곳에 건설 예정이던 육군종합정비창 터에서 지석묘(支石墓)가 확인됐기 때문이...

Nugurado, 조회 수 512

[유라시아 문명 기행 2000㎞] 그곳에, 우리와 닮은...

▲ 파미르고원은 카라코룸, 힌두쿠시, 히말라야산맥 등이 지나 해발 5000m가 넘는 고봉이 즐비하다. 인도 불교가 파미르를 넘어 중국에 전해졌고 고선지 장군은 고구려 병사를 거느리고 이곳을 넘기도 했다. photo 석하사진문화...

Nugurado, 조회 수 555

[남궁 덕 칼럼]“이번만은 다르다”는 ‘오만 별곡’을...

10년 전 美서 잇단 경고음 나왔지만 “이번만은 다르다”며 주택대출 ‘오버’ 버블 터지면서 글로벌금융위기 발발 韓, 경제지표 왜곡하면 재앙 올수도 10년 전 미국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하면서 설마 했던 글...

Nugurado, 조회 수 548

[삶과 문화] 당신도 박항서가 될 수 있다

박항서 감독! 그를 보면 열광해야 한다. 쏜살같은 50대 후반, 대부분 패배자가 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의 전문성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와 가족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생존율 15%이하인 생계형 자영업을 택...

Nugurado, 조회 수 468

덩샤오핑의 내려놓음

어려운 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 용기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행동이 필요하다. 당사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이 야심차게 결정한 서울 방문이 소기의 목적을 이룰지는 그의 행동에 달려있다. 김 ...

Nugurado, 조회 수 536

[박종진의 만년필 이야기] 25. 역주행과 늦깎이

요즘 극장가에서는 실종된 딸을 찾는 아빠의 분투를 그린 ‘서치’가 화제이다. 지난달 29일 개봉 관객 수 3위로 출발했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에 며칠 전엔 추석맞이 대작을 밀어내고 1위까지 올랐다. 이렇게 처음엔 인기가 없...

Nugurado, 조회 수 918

성씨의 고향 - 광산김씨 Preview

현대화 도시화 물결에 퇴락해가는 한국의 종가들을 사계 김장생의 후손 김길중씨 종택을 통해 보여주며 광산김씨의 뿌리찾기여행을 시작한다. 우선 광산의 신라왕자 김흥광 유허비, 평장동 비석, 비봉포란형 단소를 답사하며 ...

Nugurado, 조회 수 555

美·日 `왕진`시장 키우는데…韓은 방치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급증하는 데다 핵가족화로 돌볼 가족도 없는 환자가 많아지면서 왕진(往診)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왕진 서비...

Nugurado, 조회 수 615

‘우리민족끼리’ 구호에 숨은 함정

이춘근 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같은 핏줄 vs 같은 생각 무엇이 더 중한가? ▲ 2015년 10월 10일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청년 수천 명이 참여한 대규모 횃불 퍼포먼스가 열렸다. 횃불 공연 참석...

Nugurado, 조회 수 551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의 꿈> 주석의 중...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길을 마오쩌둥의 방식으로 간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면서도 강력한 사회통제를 단행하고 있다." (Zhao, S., 2016, "Xi Jinping’s Maoist Revival") 중국은, 국가는 강하고 사회는 약하다. 도시는 유럽...

Nugurado, 조회 수 439

덕후(德厚)시대

구한말 고종 때의 일이다. 제중원 앞마당에서 선교사와 공관원들이 테니스를 치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도 고종이 보셨다. 염천의 더위속에서 공을 주고 받으며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시더니 마침내 딱하다는 듯 고종께서 한 말...

Nugurado, 조회 수 554

북가주 또 산불… 프리웨이 덮쳐

지난달 대형산불로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난 북가주 레딩에서 또 큰 산불이 발화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델타 파이어로 명명된 이번 산불은 지난 5일 발화돼 밤새 1만5,000여 에이커를 태우고 확산되면서 5번 프리웨이...

Nugurado, 조회 수 568

둘만 남은 조용한 부부 졸혼 가능성 커

박혜은의 님과 남(17)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집은 더 세지고 머리로는 알지만 정작 실생활에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은 줄어들지 않았는가 돌아봅니다. 그런데 그 노력을 가장 덜 하게 되는 공간이 혹시 가정, 그 ...

Nugurado, 조회 수 553

'사랑해'라는 말의 가치는 3억3000만원

박혜은의 님과 남(22) 가정의 달인 5월, 가장 가까운 가족인 아내와 남편은 챙기셨나요? 5월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을 지나 21일 부부의 날까지 가족을 챙기자는 날들이 5월에 몰려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와 ...

Nugurado, 조회 수 576

마눌의 본성은 삼식이를 미워하지 않았다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49) [일러스트 강인춘] 삼식아, 너무 속상해하지 마! 마눌이 겉으로만 미워하는 척하는 거야. 마음속 깊은 곳에선 아직도 너에 대한 사랑은 지워지지 않았단다. 겁나니? 자! 웃어봐. 아직도 내 말을 ...

Nugurado, 조회 수 559

박정희 대통령과 M16의 비화 / 신의한수

박정희 대통령과 M16의 비화 / 신의한수

Nugurado, 조회 수 471

구겨진 슈트, 샤워 후 욕실에 걸어놓으면 펴져

양현석의 반 발짝 패션(11) 출장은 업무의 연장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옷의 선택이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업무로 출장 가야 할 일이 생긴다. 비즈니스 출장은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출장의 ...

Nugurado, 조회 수 588

임종 지켜줄 사람, 당신은 몇명이나 있나요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15) 말기 암 판정을 받은 80대 노인이 시립 동부병원에서 생전 장례식을 치렀다. 조문객으로 초청받은 지인들은 노인과 추억을 나누고 노인이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헤어질 때 일일이 포옹을 나누...

Nugurado, 조회 수 635

장자가 부인 죽자 바가지 두들기며 노래 부른 까닭...

백만기의 은퇴생활백서(13) 죽음 앞에 초연할 수 있으면 삶을 사느라고 그리 애를 쓰지 않아도 되리라.[사진 pixabay] 돈을 모으고 친구를 사귀는 일상의 일이 어쩌면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 언젠가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

Nugurado, 조회 수 1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