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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예술가 뱅크시 ‘풍선과 소녀’
액자에 설치된 파쇄기에 의해 저절로 찢어져…작가 의도로 추정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약 14억원에 낙찰된 뱅크시의 작품이 낙찰봉 소리와 함께 저절로 파쇄되고 있다./뱅크시 인스타그램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00만 파운드(14억8천만원)에 팔린 그림이 경매 직후 저절로 찢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액자에 숨겨진 파쇄기에 의해 그림을 담은 캔버스천이 가늘게 잘렸는데, 작가가 이를 의도한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저녁 소더비의 현대미술 판매전에 뱅크시(Banksy)의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가 등장했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거리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 등에 그라피티를 남기는가 하면,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하다.
낙찰봉 소리와 함께 저절로 파쇄된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소더비 제공
당초 이 작품은 20만∼30만 파운드(한화 약 2억7천만∼4억4천만원)에 낙찰될 거란 예상을 깨고, 경매수수료를 포함해 104만2천 파운드(약 15억4천만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전화로 경매에 참여했다.
그러나 경매 직후 캔버스 천이 액자 밑을 통과하면서 작품이 여러 개의 가늘고 긴 조각으로 찢어졌다. 액자 프레임에 설치된 기계에 의해 잘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뱅크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사진을 올리고 "진행 중, 진행 중, 완료…"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작품은 뱅크시의 작품 판매를 주관하는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에 의해 진품으로 인정받았으며, 판매자가 2006년 직접 뱅크시로부터 획득한 것이라고 소더비 측은 설명했다.
소더비의 수석디렉터인 앨릭스 브란크칙은 "작가의 작품 중 거의 최고가를 기록하자마자 그림이 자동으로 찢기는 처음 있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경매와 관련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소더비 측은 누군가가 리모컨으로 액자 내 기계장치를 작동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뱅크시가 경매 현장에서 직접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