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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북미회담 복합적 시선…이면합의 가능성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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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6·12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는 복합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합의문에 북한 비핵화를 뒷받침하는 어떤 구체적 내용도 없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동시에 복잡하게 얽힌 북핵 이슈를 고려하면, 북미 관계구축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만으로도 근본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애매모호한 구절을 반복했을 뿐"이라며 "어떤 타임테이블도, 검증 언급도, 이행 절차도 공동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구체적인 양보 조치를 내놨다고 매닝 선임연구원은 꼬집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도 '컨퍼런스콜'에서 "비핵화 부문에서 구체적인 게 아무것도 없다. 모호한 데다 타임라인도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미뤄보면 기본적인 타임라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애틀랜틱 카운슬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물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어떤 구체적인 진전 조치도 합의문에 담기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매우 실망스럽고 후퇴했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김 위원장으로서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정권의 합법성을 확보하고 핵보유국으로서 인정받게 됐다"면서 "북한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도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한 정권의 등에 올라타는 거친 '로데오 경기'로 되돌아갔다"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그게 크게 의미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켄 가우스 미 해군연구소(CNA) 박사는 연합뉴스에 "북미 합의는 세부내용이 미흡하고, 디테일은 후속협상에서 다뤄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돌아오자마자 좌·우 양진영에서 강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정치적 역풍'을 예상했다.

가우스 박사는 "그렇지만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더 거친 길을 거쳐 가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디테일이 미흡한 공동선언문과는 별개로, 이면합의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미 초기조치를 비롯해 핵심적인 비핵화 단계들에 대해 합의를 이뤘으면서도 비공개에 부쳤을 수 있다"면서 "이면합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북미 정상의 화기애애한 만남 자체에 점수를 주기도 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한반도에 살아본다면, 이런 만남에서 희망을 품지 않기 어렵다"면서 "만남만으로도 근본적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미 관계 개선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린 선임부소장도 "북미정상회담은 역사적이었다. 그것은 분명하다"면서 "북미정상의 공동성명 내용은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하는 과제"라고 향후 해야 할 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차 석좌도 "전쟁이냐 평화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평화를 선택했고, 분명 6개월 전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됐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분위기는 매우 좋았고, 북미 정상은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개인적 케미스트리(궁합) 관점에서 본다면 두 정상의 마음이 맞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정중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어로 경칭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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