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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 영화 : 원더풀 고스트
뭐든지 남들 하는 만큼만 하기도 쉽지 않은 법이다. 26일 개봉한 '원더풀 고스트'(감독 조원희)에는 남들만큼 해보려는 흔적조차 없다. 새로운 것 없이 익숙한 것들을 뒤섞은 결과 복잡하면서 시시한 영화가 탄생했다.
원더풀 고스트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유도체육관장 장수(마동석)는 심장병을 앓는 딸을 끔찍이 아끼지만 남의 일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근육질 남성이다. 의욕 넘치는 동네 경찰 태진(김영광)은 남들한테는 안 보이는데 장수한테만 보이는 귀신이 돼 이것저것 해달라고 청한다. 장수는 그의 부탁을 거절하다가 결국 마음을 돌리고 행동에 나선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선가 많이 봤던 것들이다. 특정인에게만 보이는 영혼, 열혈 경찰과 부패 경찰, 아빠를 찾는 귀여운 딸, 알고 보면 여린 마음씨인 아빠 등에게서 새로운 면은 찾기 어렵다. 뻔한 정도를 넘어 어떻게 흘러갈지 다 알 것 같고, 실제로 그렇게 흘러간다. 다른 영화에 나온 설정이 하도 많이 뒤섞여 있다 보니 등장인물과 배경 설명이 절반이다.
이해할 수 없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딸을 아낀다는 사람이 딸이 듣는 앞에서 욕설하고, 귀신이 된 이는 예전에 서너 번쯤 같은 경험을 해본 듯 너무나 침착하다. 영화는 "추석 연휴 대작들보단 못하더라도 꽤 볼만한 훈훈한 가족 영화"라고 홍보했으나 욕설과 폭행, 감금이 계속되는 가족 영화가 된 셈이다. 마동석과 아역 최유리양이 대화하는 장면들과 김영광의 고군분투는 나쁘지 않다.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