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담소를 나누는 영상에 “지X 하네”라고 말하는 비속어가 담겼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는 가운데 문제의 음성이 비속어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을 맡은 배명진 교수는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날 영상과 음성을 정밀 분석한 결과 해당 음성은 욕설이 아니라 마이크에서 나온 기계 잡음과 리설주 여사의 목소리가 겹쳐지면서 생긴 오해”라고 말했다.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 대형모니터에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대화하는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해당 부분은 김 위원장이 “오늘 비록 수준이 낮을지 몰라도 최대 성의의 마음을 보인 숙소고 일정이고 하니 우리 마음으로 받아주면 좋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오늘 아주 최고의 환영과 최고의 영접을 받았다”며 웃으며 화답하는 부분에서 등장한다. 이후 리설주 여사가 문 대통령에 이어 발언할 때 “XX 하네”라고 말하는 듯한 음성이 들린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가 분석한 정상회담 '욕설' 부분 분석 결과
배 교수는 “해당 영상을 보면 사진 기자가 촬영을 위해 영상 카메라 앞을 비집고 나왔다가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영상카메라를 건드렸는지 '툭툭' 하는 소리가 잡힌다. 이어 리설주 여사가 말할 때 'XX 하네'처럼 들리는 음성이 잡히는 데 이것은 영상카메라의 마이크에 손을 댈 때 나오는 '노이즈'"라며 "사람의 귀에는 욕설처럼 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도 카메라 기자들이 서로 부딪히는 과정에서 영상카메라 기자가 정상과 영부인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마이크를 다시 잡으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배명진 숭실대 교수. [사진 숭실대]
이번 논란은 지난 22일 온라인상에는 문 대통령이 18일 평양에 도착해 숙소인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과 담소를 나누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이 장면에서 누군가가 ’지X 하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카메라 기자를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번 남북정상의 만남 중에 양 정상이 담소를 나누는 장면 속에 카메라 기자인지 누군지가 작은 소리로 ‘지랄하네’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관련 영상 링크를 첨부했다. 이어 “이건 중대한 문제다. 반드시 저 사람을 색출해 직위를 박탈하고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23일 현재 7만명이 넘는 찬성 동의를 얻고 있다.
'xx 하네'라는 욕설을 한 기자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온 청와대 청원 게시판
논란이 퍼지자 청와대 측은 23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정황을 파악 중”이라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논란과 관련해 남북정상회담 주관 방송사였던 KBS는 입장을 내고 “당시 촬영은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없이 청와대 전속 촬영 담당자와 북측 인사만 동석한 상황에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생방송을 위해 현장에 있었던 KBS 중계 스태프는 물론 풀 취재단에 소속된 촬영기자 역시 백화원 입구 현관까지만 화면을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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