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배신'과 '노동의 배신'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기자 출신 작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강추'한 책이 있다.
생생한 경험을 그대로 기술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던 '노동의 배신'은 에런라이크가 직접 사회 최하층의 노동환경에 뛰어들어 일을 하면서 겪게 된 온갖 사건에 대한 기록이다. 그런 에런라이크가 자신은 취재를 위해 몇 달 경험한 것뿐이니 진짜가 아니라며 추천사를 쓴 책이 '핸드 투 마우스'다. 저자 린다 티라도는 어쩔 수 없이 일하는 빈곤계급이 되어버린 이들, 다시 말해 자신의 생활과 인생에 대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써내려 간다.
우리는 일하는 빈곤계급, 특히 감정 노동을 하는 서비스 분야의 노동자들을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일하면서 아이까지 가진 사람들이라면 종종 타인의 경멸 섞인 시선을 경험한다. 나는 몇 년 전 에런라이크 같은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 요구 시위를 취재하고 기록하던 중, 어느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저렇게 된다'라고 가르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리고 혼란에 빠졌다. '이 사람들이 그런 경멸을 받을 만큼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들인가.'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에 빈곤이 오는 것인가? 여기에서 취재하고 글로 쓰는 것으로 세상을 얼마나 알 수 있을까?
고심 끝에 당시 사무직으로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었고, 학원 수업과 동시에 녹즙 배달을 시작했다. 기업을 돌아다니며 녹즙을 배달하는 것인데, 사실 녹즙 배달은 눈 가리고 아웅일 뿐 신규로 먹을 사람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배달 일인 줄 알고 모두가 찾아오지만 실은 영업직이었던 것이다. 그냥 영업직도 아니고, 매일 아침 지사장님이 떼어 오는 녹즙을 그 자리에서 우리가 구입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녹즙을 아침마다 구입해 떼어다가 판매하고 자기 몫의 판매수당을 받는 것이지, 배달료나 알바비 같은 수고비를 받는 것이 아니었다. 훌륭한 장사꾼이 되어야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녹즙 회사에 등록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아침마다 이름 없는 녹즙 상인이 되어야 했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경쟁 회사의 괴롭힘은 또 얼마나 심하던지! 티라도처럼 하층 노동 중에서도 서비스 노동을 했던 나에게는 이 책 '핸드 투 마우스'가 생생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받는 세제 혜택을 비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이 세제 혜택을 받는다고 분노하는, 자본주의 사다리 위칸에 있는 사람들이 받는 온갖 세제 혜택은 가난한 사람들과 댈 것도 없이 많았다. 일단 자본소득이라는 말이 '자본'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소득이니까. 자본 사회가 가난한 노동자들을 모욕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티라도는 조목조목 지적한다.
그녀가 마트에서 일할 때 마트 측에서는 팔 수 없게 될 정도로 상한 야채를 직원들이 가져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축난 야채를 마트 노동자들에게 팔면 그것도 수익이 될 수 있으니까.
게다가 직원들이 출근과 퇴근을 할 때 혹시라도 물건을 훔치는 경우가 없는지 가방을 검사했다. 가방 검사가 45분이나 걸리는데도 그 시간에 대한 초과 임금을 지불하는 경우는 물론 없었다. 힘센 특권층들이 노동환경이 끔찍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기만 하면, 일을 하면서 겪는 굴욕이나 비하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티라도는 쓴다. 그렇지만 그런 존중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일을 더 열심히 해라' '머리 위에 지붕이 있고 일자리에 먹을 것이 있는 것을 감사하라'는 계도가 항상 돌아오니 티라도는 늘 화가 났다.
비슷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10년째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원들에게 사람들은 '다른 곳에 취직하면 되지 쌍용차에 왜 그렇게 목숨을 거느냐'고 말한다. 쌍용자동차가 있는 평택은 도농 지역이라 이웃집 사람들이 뭘 하는지 다 알고 있다.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를 뽑아 줄 만한 직장이 없었다. 인접 지역에 적극적으로 쌍용차 시위에 가담했던 이들의 블랙리스트가 돌기도 했다. 게다가 시위에 참여한 후 구속된 이들도 있어 도저히 일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떠날 수 없는 이들에게 쉽게 말한다.
딴 데 가서 일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티라도 같은 이들에게도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열심히 살면 되지 않느냐,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라고.
티라도는 열심히 살았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자동차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환경이다. 에런라이크가 자신과 티라도를 비교할 때, 자신은 일터 근처에 머물 수 있는 모텔을 잡을 초기 자금이 있었고 잘 굴러가는 자동차가 있었다는 것을 가장 큰 차이로 둔다. 이것은 두 사람 사이의 건널 수 없는 강이기도 했다. 티라도는 '투잡'을 했지만 차가 없을 때에는 직장에서 직장 사이를 10㎞씩 걸어 다녀야 했다.
다음 일자리에 도착하면 폴리에스테르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별로 호감이 가는 노동자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어떤 직업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그 일과 관련된 열정 노동을 하거나 무급 인턴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빈곤층에게 절대 허락되지 않는 사다리칸이다.
건강 문제 역시 그렇다. 미국에서는 건강을 돈으로 사야 한다. 우리나라도 복지 환경이 그렇게 제대로 되어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아직까지 아이 출생과 양육, 노인에 대한 돌봄이 국가의 보호망보다는 가족이라는 사적 인프라에 맡겨져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개인이 아플 때 의료보험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티라도는 아직까지 순간접착제로 틀니를 붙여서 지내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절대 뭔가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치과 보험이 되는 직업을 가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잘사는 나라 미국이 우리보다 비참한 것은 파견직의 해고가 자유롭다는 것이다. 3개월 단위로 해고와 재고용을 반복할 수 있다. 그러니 빈곤층이 미래를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노동을 거부하며 빈곤층으로 전락했다면 모르지만, 일하는 빈곤층이 된 것이 그들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 나름대로 잘살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제비뽑기에서 빈곤 쪽지를 뽑지 않은 결과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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