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 자체가 게임, 잃을 수도 딸 수도 있어… 크게 연연할 것 없어"
1990년대 재계(財界) 순위 25위까지 올라갔다가 외환 위기에 무너진 신호그룹이 있었다. 세상 사람의 기억에는 벌써 잊혔을 것이다. 그 신호그룹의 이순국 전(前) 회장이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라는 책을 썼다. 우리 나이로 희수(喜壽·77세)다.
"경제학 전공에 회사를 경영했던 제가 뭐 이런 책을 썼느냐고 하겠지만, 몸소 체험한 운동의 효과를 알려야겠다는 사명감 때문입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제 몸을 실험 대상으로 다양한 사항을 체크하고 연구했습니다. 체육학 석·박사 학위를 땄고요. 이번 학기부터 대학 강의도 합니다."
그가 회원으로 등록된 경기도 분당의 한 피트니스를 찾아갔다. 소매 없는 검은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우리 나이가 되면 집 안에서 혼자 TV를 보거나, 아니면 끼리끼리 어울려 바둑·고스톱을 합니다. 동시 상영 영화나 콜라텍도 간다고 하더군요. 형편이 좀 되면 동남아 여행을 가겠지요. 그게 노년의 이상적 생활인가요. 차라리 운동하는 게 낫지. 저는 하루에 세 시간씩 운동합니다."
―운동은 적당히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루 세 시간씩 운동해도 21시간이 남아요. 노년에는 건강하게 사는 것 자체가 목표입니다."
―건강에 너무 과도하게 신경 쓰는데, 늙고 병드는 것을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늙고 죽는 것은 자연 현상이지만, 노화 단계에 보이는 양상이나 속도는 제각각입니다. 일본은 7년간 불편한 노후를 보내는데, 우리는 9년 반을 그렇게 보냅니다. 우리의 노화는 일본보다 5년이나 빨리 찾아옵니다. 빨리 늙는 이유는 운동 부족과 섭생 때문입니다."
―건강이 중요합니다만, 건강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도구이지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나 의미는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 수명을 최대한 잘 살아가는 게 인생의 목표입니다. 왜 아프게 삽니까. 이왕 사는 거 안 아프게 살아야지요. 늙어서는 무얼 하든 간에 건강해야 할 수 있어요. 몸이 건강해야 여행을 하든 고스톱도 칩니다. 늙어서 병실에 있으면 아무리 이상(理想)과 계획이 좋아도 소용없는 겁니다."
―그렇게 건강을 따지면 젊어서도 마찬가지이지요.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과 열정을 몸에 쏟아붓는 것도 인생의 낭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에 맨날 헬스장에서 사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도 듭니다. 젊어서는 몸 자체가 버텨주니까, 몸을 막 써도 자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어요. 사업할 때는 나도 폭탄주를 스무 잔씩 마셨어요. 하지만 노화가 되면 면역 기능이 약해집니다. 노년에는 여유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이를 운동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제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공인회계사를 개업했고, 32세 때 부도난 제지 회사를 인수해 온양펄프를 창업했다. 그 뒤로 법정관리 대상이나 경매에 나온 회사들을 인수해 나갔다. 전성기에는 주력 업종인 제지 외에 철강, 전자 등의 계열사만 30곳이 넘었다.
"당시 제지 업체 중에서 생산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신문지, 백상지, 아트지, 골판지, 화장지, 시멘트 포대 등을 생산했지요. 조선일보 등에도 신문 용지를 공급했어요. 국내 공장으로는 청원·대전·진주·온양·정읍 등 8곳에나 있었습니다. 국제금융공사에 5억달러 차관을 얻어 태국에도 신문지 공장을 세웠어요. 그런데 1996년 태국에서 바트화(貨) 폭락으로 아시아 외환 위기가 시작됐습니다."달러 환율이 두 배로 뛰면서 신호그룹은 그 직격탄을 맞았다.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6년 신호제지 매각을 끝으로 그는 사업을 접었다.
"있는 것 다 팔고 손 털고 나온 거죠. 인생 자체가 게임이니, 뭐 잃을 수도 딸 수도 있지요. 사람이 죽을 때도 맨손으로 가지 이룬 것을 다 싸들고 가는 것이 아니니 연연할 필요가 없어요."
―남의 일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사업에 실패해 그 충격으로 드러눕거나 폐인이 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잘못된 거지요. 속에서 열불 나지만 빨리 정신 차리고 자기 일을 찾아야지, 헤매면 자기만 손해지요. 더욱이 사업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지 않습니까, 사업은 살아가는 수단이지요."
―사업이 수단이라면 목표는 뭡니까?"목표는 살아가는 인생 자체지요. 인생을 살기 위해 사업을 하는 거지, 살아가기 위해 이것도 저것도 해보는 거지, 해보다가 안 되면 방향을 틀면 되는 것이고, 거기에 왜 매몰됩니까.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로 나오듯이 사업을 졸업하면 딴 데로 가면 되지. 최 형(兄)은 기자로서 퇴직한다고 해서 인생이 없어집니까."
―사업에서 재기해보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규모를 작게 해서 다시 해본다든가.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아무리 해봐야 옛날 전성기보다 못한데 무슨 사업을 하겠습니까. 마치 박사 학위 딴 사람이 학부에 들어가는 것과 같지. 큰 거 해봤는데 작은 거 다시 해서 뭐 합니까. 따져보면 나는 회사에 취직했다가 어쩌다가 사업의 길로 간 것이고. 그리고 이미 실패한 것에 집착하면 죽은 자식 뭐 만지는 격이지. 빨리빨리 내 갈 길을 다시 찾아가야지요."
―보통 사람은 그렇게 단념하거나 매듭 정리가 쉽지 않은데,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세월 덕분입니까, 인생관이 원래 그렇습니까?
"당시에야 멘붕이었죠. 하지만 정돈 안 되면 어떻게 합니까. 사업에 실패했다고 인생 자체가 실패한 것은 아닌데…, 그런데도 내 바로 위 형님은 우방(건설 업체)이 외환 위기로 부도나고서 74세에 돌아가셨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한때 쟁쟁했던 우방의 이순목 회장이 친형이었습니까. 이런, 사업가 집안이었군요.
"아버지도 사업했어요. 철도 침목을 까는 관급(官給) 공사를 맡아 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대구에서 1000평쯤 되는 집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침목 공사를 다 마치고 정부에 돈을 받는데 6·25가 터졌어요. 화폐 가치가 10분의 1로 떨어져 하루아침에 망했어요. 아버지가 그 쇼크로 돌아가셨어요. 집안은 박살 났고. 그 뒤로 저는 월사금(학비)을 못 내 중학교를 못 마쳤어요. 나중에 검정고시를 쳐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이런 성장 과정이 아니다 싶으면 빨리 그만두고 단념할 것은 빨리 단념하도록 만들었는지 모르죠."
―세상 살면서 지칠 줄 모르고 도전해야 하는지, 아니면 단념할 줄도 알아야 하는지 헷갈리는군요. 단념이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정리를 빨리해야 다른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쪽이지요. 회사를 모두 접은 뒤 제가 갈 수 있는 길이 뭔지를 고민했어요. 내게 닥친 인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종교가 필요했지요. 불교·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 관련 서적을 모두 사 모았어요. 대학원에 비교종교학 석사과정에 등록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여행을 갔다가 협심증으로 쓰러졌어요. 그 사건으로 몸을 먼저 튼튼하게 한 뒤 비교종교학 공부는 90세쯤 하기로 바꾼 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당장 며칠 앞의 일도 못 내다보는데, 90세 이후의 계획을 세워놓았군요. 운동을 시작한 게 일흔이 넘어서였다고 했지요?
"알다시피 그전에야 사업한다고 술·담배·스트레스로 지새웠죠. 운동을 시작했는데 너무 열심히 하니까 주위에서 '운동도 적당한 게 좋다'며 말리더군요. 문득 '적당한 운동'이라는 게 뭔지 궁금했습니다. 나이가 든 뒤 시작한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했고요. 여러 책을 사서 봤지만 제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했어요. 운동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얼마나 좋아지는지, 그래서 노인을 위한 운동 방법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된 겁니다."
―운동하면 몸 좋아지는 것은 상식인데, 그것까지 꼭 알아야 합니까?
"그 메커니즘을 알아야지요. 이 나이가 돼서 헬스장에 갔는데 아령과 역기를 얼마나 들어야 건강에 좋은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야지요. 그래서 공부를 한 겁니다.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체육학 석사를 마쳤고, 체육학 박사는 올해 상명대에서 땄어요. 국내 평균 73.5세 노인 25명을 대상으로 운동 효과를 실험해 박사 논문을 썼습니다."
―헬스장에는 개별적으로 운동을 지도해주는 트레이너가 있지 않습니까?
"트레이너들도 운동을 하면 어떤 호르몬이 작용하는지, 근육이 왜 커지는지, 어떤 단백질이 합성되는 것인지 전문적인 내용은 모릅니다. 가령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몸을 다친다고 하는데 이런 메커니즘을 알아야 무리하지 않습니다. 사실 운동은 몸에 부쳐야 효과가 있습니다. 몸에 부치면서 안 다치는 것, 유효 한계와 안전 한계 사이에서 운동을 해야 합니다."
―노인들에게 건강을 위한 일반적인 코치를 하면?
"먼저 하루 2L의 수분 섭취는 기본입니다. 내 경우에는 일주일에 3회씩 5㎞ 조깅을 합니다. 그리고 덤벨이나 벤치프레스를 이용하는 근력 운동을 합니다. 근력 운동이 정말 중요합니다. 운동을 안 하면 근육은 4개월이면 없어집니다. 노년에는 편히 쉬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게 훨씬 더 건강에 좋습니다."
―노년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면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은 있는데 막상 주어진 하루하루를 어떻게 때워야 할지 그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노년에도 자기만의 할 일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운동법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젊은 날 사업 마인드라면 고급 시니어 헬스클럽을 열었겠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돼야겠지요. 저는 복지관 등을 다니며 노인 대상 특강을 하는데 인기가 좋습니다."
1990년대 재계(財界) 순위 25위까지 올라갔다가 외환 위기에 무너진 신호그룹이 있었다. 세상 사람의 기억에는 벌써 잊혔을 것이다. 그 신호그룹의 이순국 전(前) 회장이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라는 책을 썼다. 우리 나이로 희수(喜壽·77세)다.
"경제학 전공에 회사를 경영했던 제가 뭐 이런 책을 썼느냐고 하겠지만, 몸소 체험한 운동의 효과를 알려야겠다는 사명감 때문입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제 몸을 실험 대상으로 다양한 사항을 체크하고 연구했습니다. 체육학 석·박사 학위를 땄고요. 이번 학기부터 대학 강의도 합니다."
그가 회원으로 등록된 경기도 분당의 한 피트니스를 찾아갔다. 소매 없는 검은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우리 나이가 되면 집 안에서 혼자 TV를 보거나, 아니면 끼리끼리 어울려 바둑·고스톱을 합니다. 동시 상영 영화나 콜라텍도 간다고 하더군요. 형편이 좀 되면 동남아 여행을 가겠지요. 그게 노년의 이상적 생활인가요. 차라리 운동하는 게 낫지. 저는 하루에 세 시간씩 운동합니다."
―운동은 적당히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루 세 시간씩 운동해도 21시간이 남아요. 노년에는 건강하게 사는 것 자체가 목표입니다."
―건강에 너무 과도하게 신경 쓰는데, 늙고 병드는 것을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늙고 죽는 것은 자연 현상이지만, 노화 단계에 보이는 양상이나 속도는 제각각입니다. 일본은 7년간 불편한 노후를 보내는데, 우리는 9년 반을 그렇게 보냅니다. 우리의 노화는 일본보다 5년이나 빨리 찾아옵니다. 빨리 늙는 이유는 운동 부족과 섭생 때문입니다."
―건강이 중요합니다만, 건강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도구이지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나 의미는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 수명을 최대한 잘 살아가는 게 인생의 목표입니다. 왜 아프게 삽니까. 이왕 사는 거 안 아프게 살아야지요. 늙어서는 무얼 하든 간에 건강해야 할 수 있어요. 몸이 건강해야 여행을 하든 고스톱도 칩니다. 늙어서 병실에 있으면 아무리 이상(理想)과 계획이 좋아도 소용없는 겁니다."
―그렇게 건강을 따지면 젊어서도 마찬가지이지요.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과 열정을 몸에 쏟아붓는 것도 인생의 낭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에 맨날 헬스장에서 사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도 듭니다. 젊어서는 몸 자체가 버텨주니까, 몸을 막 써도 자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어요. 사업할 때는 나도 폭탄주를 스무 잔씩 마셨어요. 하지만 노화가 되면 면역 기능이 약해집니다. 노년에는 여유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이를 운동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제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공인회계사를 개업했고, 32세 때 부도난 제지 회사를 인수해 온양펄프를 창업했다. 그 뒤로 법정관리 대상이나 경매에 나온 회사들을 인수해 나갔다. 전성기에는 주력 업종인 제지 외에 철강, 전자 등의 계열사만 30곳이 넘었다.
"당시 제지 업체 중에서 생산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신문지, 백상지, 아트지, 골판지, 화장지, 시멘트 포대 등을 생산했지요. 조선일보 등에도 신문 용지를 공급했어요. 국내 공장으로는 청원·대전·진주·온양·정읍 등 8곳에나 있었습니다. 국제금융공사에 5억달러 차관을 얻어 태국에도 신문지 공장을 세웠어요. 그런데 1996년 태국에서 바트화(貨) 폭락으로 아시아 외환 위기가 시작됐습니다."달러 환율이 두 배로 뛰면서 신호그룹은 그 직격탄을 맞았다.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6년 신호제지 매각을 끝으로 그는 사업을 접었다.
"있는 것 다 팔고 손 털고 나온 거죠. 인생 자체가 게임이니, 뭐 잃을 수도 딸 수도 있지요. 사람이 죽을 때도 맨손으로 가지 이룬 것을 다 싸들고 가는 것이 아니니 연연할 필요가 없어요."
―남의 일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사업에 실패해 그 충격으로 드러눕거나 폐인이 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게 잘못된 거지요. 속에서 열불 나지만 빨리 정신 차리고 자기 일을 찾아야지, 헤매면 자기만 손해지요. 더욱이 사업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지 않습니까, 사업은 살아가는 수단이지요."
―사업이 수단이라면 목표는 뭡니까?"목표는 살아가는 인생 자체지요. 인생을 살기 위해 사업을 하는 거지, 살아가기 위해 이것도 저것도 해보는 거지, 해보다가 안 되면 방향을 틀면 되는 것이고, 거기에 왜 매몰됩니까.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로 나오듯이 사업을 졸업하면 딴 데로 가면 되지. 최 형(兄)은 기자로서 퇴직한다고 해서 인생이 없어집니까."
―사업에서 재기해보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규모를 작게 해서 다시 해본다든가.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아무리 해봐야 옛날 전성기보다 못한데 무슨 사업을 하겠습니까. 마치 박사 학위 딴 사람이 학부에 들어가는 것과 같지. 큰 거 해봤는데 작은 거 다시 해서 뭐 합니까. 따져보면 나는 회사에 취직했다가 어쩌다가 사업의 길로 간 것이고. 그리고 이미 실패한 것에 집착하면 죽은 자식 뭐 만지는 격이지. 빨리빨리 내 갈 길을 다시 찾아가야지요."
―보통 사람은 그렇게 단념하거나 매듭 정리가 쉽지 않은데,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세월 덕분입니까, 인생관이 원래 그렇습니까?
"당시에야 멘붕이었죠. 하지만 정돈 안 되면 어떻게 합니까. 사업에 실패했다고 인생 자체가 실패한 것은 아닌데…, 그런데도 내 바로 위 형님은 우방(건설 업체)이 외환 위기로 부도나고서 74세에 돌아가셨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한때 쟁쟁했던 우방의 이순목 회장이 친형이었습니까. 이런, 사업가 집안이었군요.
"아버지도 사업했어요. 철도 침목을 까는 관급(官給) 공사를 맡아 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대구에서 1000평쯤 되는 집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침목 공사를 다 마치고 정부에 돈을 받는데 6·25가 터졌어요. 화폐 가치가 10분의 1로 떨어져 하루아침에 망했어요. 아버지가 그 쇼크로 돌아가셨어요. 집안은 박살 났고. 그 뒤로 저는 월사금(학비)을 못 내 중학교를 못 마쳤어요. 나중에 검정고시를 쳐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이런 성장 과정이 아니다 싶으면 빨리 그만두고 단념할 것은 빨리 단념하도록 만들었는지 모르죠."
―세상 살면서 지칠 줄 모르고 도전해야 하는지, 아니면 단념할 줄도 알아야 하는지 헷갈리는군요. 단념이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정리를 빨리해야 다른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쪽이지요. 회사를 모두 접은 뒤 제가 갈 수 있는 길이 뭔지를 고민했어요. 내게 닥친 인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종교가 필요했지요. 불교·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 관련 서적을 모두 사 모았어요. 대학원에 비교종교학 석사과정에 등록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여행을 갔다가 협심증으로 쓰러졌어요. 그 사건으로 몸을 먼저 튼튼하게 한 뒤 비교종교학 공부는 90세쯤 하기로 바꾼 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당장 며칠 앞의 일도 못 내다보는데, 90세 이후의 계획을 세워놓았군요. 운동을 시작한 게 일흔이 넘어서였다고 했지요?
"알다시피 그전에야 사업한다고 술·담배·스트레스로 지새웠죠. 운동을 시작했는데 너무 열심히 하니까 주위에서 '운동도 적당한 게 좋다'며 말리더군요. 문득 '적당한 운동'이라는 게 뭔지 궁금했습니다. 나이가 든 뒤 시작한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했고요. 여러 책을 사서 봤지만 제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했어요. 운동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얼마나 좋아지는지, 그래서 노인을 위한 운동 방법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된 겁니다."
―운동하면 몸 좋아지는 것은 상식인데, 그것까지 꼭 알아야 합니까?
"그 메커니즘을 알아야지요. 이 나이가 돼서 헬스장에 갔는데 아령과 역기를 얼마나 들어야 건강에 좋은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야지요. 그래서 공부를 한 겁니다.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체육학 석사를 마쳤고, 체육학 박사는 올해 상명대에서 땄어요. 국내 평균 73.5세 노인 25명을 대상으로 운동 효과를 실험해 박사 논문을 썼습니다."
―헬스장에는 개별적으로 운동을 지도해주는 트레이너가 있지 않습니까?
"트레이너들도 운동을 하면 어떤 호르몬이 작용하는지, 근육이 왜 커지는지, 어떤 단백질이 합성되는 것인지 전문적인 내용은 모릅니다. 가령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몸을 다친다고 하는데 이런 메커니즘을 알아야 무리하지 않습니다. 사실 운동은 몸에 부쳐야 효과가 있습니다. 몸에 부치면서 안 다치는 것, 유효 한계와 안전 한계 사이에서 운동을 해야 합니다."
―노인들에게 건강을 위한 일반적인 코치를 하면?
"먼저 하루 2L의 수분 섭취는 기본입니다. 내 경우에는 일주일에 3회씩 5㎞ 조깅을 합니다. 그리고 덤벨이나 벤치프레스를 이용하는 근력 운동을 합니다. 근력 운동이 정말 중요합니다. 운동을 안 하면 근육은 4개월이면 없어집니다. 노년에는 편히 쉬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게 훨씬 더 건강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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