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베트남을 열광시킨 포용의 리더, 박항서 감독을 만나다' 세미나에 참석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전달했다. 베트남에 가게 된 배경을 두고 "후배들이 프로 무대에서 감독을 맡으며 은퇴 시기를 맞이했다. 그래서 중국 쪽으로 노력하고 있었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쉽지 않았다"고 돌아본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제의가 왔을 때는 대표팀 감독이라는 무게감은 부담스러웠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베트남 사람이 되어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을 내려놓고 선수들의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한 대가는 그만큼 달콤했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인기를 끈 박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 진출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단결심과 자존심, 영리함과 불굴의 투지로 요약되는 '베트남 정신'을 강조하면서 선수들과 힘을 모은 성과였다.
"베트남에서도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선수들과 스태프가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힌 박 감독은 베트남 현지에서 누리는 인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박 감독은 "알아보는 이들이 많으니 모자를 쓰거나 변장을 하라고 하는 분도 있지만 사랑을 받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가끔씩 식당이나 택시기사들이 돈을 안 받기도 한다"면서 웃어 보였다.
물론 박 감독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박 감독은 우선 오는 11월 열리는 스즈키컵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 전지훈련 등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끼리 치르는 가장 큰 대회인 만큼 관심도가 높다. 이를 두고 박 감독은 "쉽지 않은 대회는 없다. 한국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앞으로 치를 한 경기 한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아시아 무대로 돌아온 휘스 히딩크 감독과 AFC U-23 챔피언십에서 맞대결할 가능성에 대해 박 감독은 "은사와의 대결이 펼쳐진다면 개인적인 감정을 접어두고 승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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