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둘째 형 찾으러 오른 광주행, 참상 목격하고 음식·무기 실어날라


AKR20180511156900054_01_i.jpg
AKR20180511156900054_02_i.jpg

AKR20180511156900054_03_i.jpg

AKR20180511156900054_04_i.jpg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최근 공개한 흑백 영상에는 태극기를 차량에 걸고 이동하는 시민군의 비장한 모습이 등장한다.


13일 태평양 건너 캐나다에서 'Stephen Lee'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교민 이윤희(58) 씨는 영상 속 태극기 옆 청년이 스무 살 시절 자신이라며 38년 전 기억을 증언했다.

이 씨는 연합뉴스와 주고받은 이메일, 카카오톡 메신저, 전화통화에서 "38년 만에 보는 내 모습에 감개가 무량하고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다.

1980년 5월 21일 오후 이 씨는 조선대학교에 다니던 둘째 형의 안부를 확인하고자 자전거를 타고 전남 나주 집을 나섰다.
그 날 낮 광주 금남로 전남도청 앞에서는 계엄군 병력이 자행한 집단발포로 수많은 시민, 학생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이 씨가 광주 경계에 접어들었을 때 또래 청년이 모는 자동차 행렬이 시 외곽에서 도심을 향해 달리다가 멈춰 섰다.

광주에서 군인들이 사람을 죽인다는 외침을 듣고 이 씨도 자전거를 내버려두고 자동차에 올라탔다.

광주 남구 백운광장에 이르러 자동차에서 내린 이 씨는 시위행렬에 휩쓸려 도청까지 걸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상을 목격한 그는 운전 실력을 십분 발휘해 시민군 일원으로 항쟁에 합류했다.

둘째 형 행방을 찾는 일은 팽개쳐 둔 채 음식과 무기 등 동료 시민군에게 필요한 물자를 자동차로 날랐다.

중무장한 계엄군 병력에 맞서기 위해 경찰 무기고가 있는 담양까지 차를 몰기도 했다.

광주 송암동 연탄공장 주변을 지날 때는 계엄군 총탄에 스치는 상처를 입는 등 생사 고비를 넘나들었다.

그는 5월 27일 계엄군이 진입하기 직전 도청을 빠져나간 시민군 무리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젊은이들은 꼭 살아남아서 오늘을 증언해달라'는 시민군 지휘부 호소에 고등학생이 섞인 동료 대여섯과 함께 도청 뒷담을 넘었다.

이 씨는 그해 군에 입대했다. 전역 후에는 서울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갔다.

오월 영령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어 광주를 떠났고, 15년 전에는 이역만리 떨어진 캐나다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항쟁 대오에 함께 나섰던 또래 친구는 1980년 5월의 기억에 고통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씨는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시절 도청과 연결된 전남경찰청에서 확보한 기록 일부를 여전히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포명령자 등 아직 밝혀내지 못한 항쟁 진상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한국에 방문하면 5·18기록관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오월 영령에게 면목없지만, 이제는 항쟁유공자로 인정받아 1980년 5월의 참상을 당당하게 증언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5·18기록관 관계자는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흑백 영상을 보고 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더러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이 간직한 기억과 기록물을 모으다 보면 아직 밝혀지지 않는 5·18 진상도 어느 순간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고고렌트카 웹사이트 방문하기
렌트카 필요하신 분
전화: 213-500-5243
카카오톡: city1709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1407 민주-통합 지지율 접전 양상…원인은? 제니퍼 131
1406 “CA 연방 실업수당 300달러 곧 지급” file 알렉스조 131
1405 美 애틀랜타 연쇄 총격으로 8명 사망...현지 언론 "한인 4명 희생" 슈렉 131
1404 EDD 실업급여(Unemployment Insurance) 신규신청 접수 2주 중단 잠자리 132
1403 검찰 “이재용 부회장 합병 관여 증거 확보” vs 변호인 “기소 정해놓고 수사” 다쓸어 133
1402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코로나 확진…"함께 극복해 가자" 희망의그날 133
1401 "4인 가족 3000달러…자영업자 융자지원" 희망의그날 136
1400 북한 김정은, 잠행 20일 만에 등장…‘함박웃음’ 건재 과시 희망의그날 137
1399 통조림 공장에 고용된 노동자 ‘격리’만 당해 소송 제기 file 이창석 139
1398 “중국에서 또”…코로나 이어 네이멍구서 흑사병 확진 발생 coffee 140
1397 LA카운티 코로나19 급속 확산 .. 일일 확진자 또 2천 300명 넘어 file 이창석 141
1396 비건 "인도·태평양서 이익 공유" 中 견제하는 안보동맹 배제안해 반월 141
1395 트럼프는 자신을 '전쟁 대통령'이라고하며 '총 승리'를 약속합니다. 숨박꼭질 142
1394 워싱턴 협상재개 청신호 ‘미국민 1200달러, 연방실업수당’ 기대 file 반월 142
1393 최강욱 고발당해…"채널A 기자 관련 허위사실 유포" 이창석 143
1392 "경찰관들 살인죄" 거리 휩쓴 분노…미국 흑인사회 폭발 희망의그날 143
1391 청와대 인사 기준 비판한 상소문 / 이해찬의 ‘비대면’ 고별인사 펭귄 143
1390 트럼프,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위한 해군 병원선 사용 허가 쩝쩝이 144
1389 미 전직 관리들 "방위비 합의 불발로 무급휴직 현실화...대비태세 부정적 영향" file 쩝쩝이 144
1388 특검 “김경수가 드루킹에 지시” vs 김경수 측 “드루킹이 만든 프레임” file 희망의그날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