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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땐 슬퍼하고 화나면 화 내라

Nugurado 2018.01.29 15:50 조회 수 : 428

유튜브 코드  
박혜은의 님과 남(14) 

감정은 숨기지 말고 표현하고 나눠야
부정적 감정 쌓이면 '가짜 감정' 중독돼
감정 중독, 나와 상대방 모두 힘들게 해

‘중독’이란 단어를 들으면 긍정적인 느낌보단 부정적인 느낌이 먼저 찾아옵니다. 약물 등의 복용을 통해, 사상이나 사물 등에 젖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고 장애를 일으킬 때 우리는 흔히 중독됐다고 표현하죠. 
 

간혹 한참 분위기 좋은 연인 사이에서 ‘서로에게 중독됐다’는 또 다른 사랑의 언어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그 조차도 상대에 대한 감정이 지나치면 문제를 만들게 됩니다.
 
지난해 여름 텔레비전에서 ‘가짜 감정 중독’이라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남자는, 여자는, 엄마는, 아빠는, 아내는, 남편은, 그리고 지금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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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 '당신의 행복을 앗아가는 가짜감정중독' 예고편 캡쳐.

 
나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지위에 맞춰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나의 진짜 감정을 누르고 솔직해지지 못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요즘이야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특히나 동양권에서 감정은 드러내기보다 감춰야 하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저 역시 방송을 진행하면서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성에 가짜 감정을 만들어 내고 그 안에서 힘들어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내 옆의 아내와 남편과의 사이에서 감정 표현은 어떤가요?

진짜 내 감정을 알고 잘 표현하고 계시는가요?
상대방의 감정을 잘 알아주고 계시는가요?
 
인간의 기본적인 일곱 가지 감정으로 ‘희노애구애오욕’을 말합니다.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망의 감정이죠. 여기에서 또 다른 많은 감정이 파생돼 나오겠지요. 
 
우리는 흔히 감정에도 좋은 것, 나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나쁜 감정, 좋은 감정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왜 나에게 그런 감정이 생겨났을까 생각하다 보면 어떤 감정에서도 긍정의 부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쁜 감정은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그렇게 인식되는 감정을 가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내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요?
 
이런 얘기를 하다 보면 많은 분이 말씀하십니다. 그럼 내 감정을 있는 대로 다 표현하고 살라는 말이냐고요.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 이전에 내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게 중요합니다. 정말 내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아 지금 내 감정이 이렇구나, 왜 이런 감정이 생겼지 하고 나를 들여다보는 겁니다. 그럴 수 있으면 감정이 그대로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표현되지는 않죠. 표현하더라도 내 감정의 원인을 괜한 상대에게 돌리지 않게 됩니다.
 
 
감정은 표현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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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쌓이고, 쌓인 감정은 어디론가 튀어 엉뚱한 방향으로 나타난다

 
감정이란 게 참는다고 사라지면 좋겠지만 참는다는 것은 사라지지 않고 쌓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이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수위를 넘게 되면 쌓인 감정은 어디론가 튀게 되죠.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은 어디론가 튀어 엉뚱한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슬픈데 화를 낸다거나 화를 내야 하는데 울어버린다거나, 참고 있다가 엉뚱한 상대에게 불똥이 튑니다. 불똥의 상대는 내 가까운 사람, 아내나 남편일 때가 많죠. 더 심해지면 내 감정에 무감각해져 진짜 내 감정은 모른 채 가짜 감정에 중독된다고 말합니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무감정 중독’, 평화롭게 지내다가도 순간 격정적인 감정에 휘둘려 폭발해 버리는 ‘격정 감정 중독’ 등 감정중독은 나만이 아닌 옆에 있는 상대방을 같이 힘들게 합니다.
 
코칭을 진행하다 보면 코칭을 받는 사람이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잘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감정카드’를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다양한 감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아이들이나 말로는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교구 중의 하나죠. 감정카드로 코칭이나 강의를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우리가 감정을 알아차리는데,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아주 서툴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감정을 다루는 ‘감수성 훈련’이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훈련에서의 감수성은 자신과 타인을 알아차리며 집단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수업이 시작되고 제일 먼저 했던 일은 지금, 여기에서의 내 감정을 말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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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숨기거나 참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채고 표현하며 나누는 것

그저 행복, 슬픔, 당황함 등의 감정을 말해보자는 것인데 조용히 시간이 지나가다 사람들은 감정 자체가 아닌 그런 기분이 드는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명하기 이전에 그저 감정만을 말해보자는 것이었는데 그게 참 어렵더라는 거죠. 그리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데 자꾸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감정은 숨기거나 참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채고 표현하며 나누는 겁니다. 늘 얼굴 맞대는 내 남편과 내 아내와의 감정 표현 잘하고 계시는가요? 내 감정을 내가 알아채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표현하게 되면 내 옆의 상대방은 나를 이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더불어 상대방의 감정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상대 감정도 헤야려야

얘기가 조금이라도 길어질려고 하면 “당신이 그렇지 뭐”라며 화를 내며 대화가 마무리되는 부부를 생각보다 많이 보게 됩니다. 결혼한 지 오래 지났어도 늘 비슷한 포인트에서 높은 톤의 목소리와 상대에 대한 비난으로 대화가 흐지부지 끝납니다. 나의 감정과 상대방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지 못해 ‘화’로 표현되는 부부는 아닐까요? 
 
그 화가 진짜 감정이 아닌 삶의 고단함을 방어하는 가짜 감정일 수 있습니다. 감정 조절을 위해서는 도와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물을 수도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 아내에게, 남편에게 서로 물어봐 주세요.
 
“오늘 기분이 어때?” 거기에 한마디 더 붙여 보면 어떨까요? “그럼 오늘은 내가 뭘 해주면 좋을까?” 때론 그저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은 상대에게 자꾸 나만의 판단으로 무언가를 해주려 할 때가 있잖아요.
 
그리고 기억해 주세요. 혹은 불편한 감정이더라도 그 원인을 내 옆의 아내나, 남편에게 돌리지는 않는 겁니다. 내 감정은 내 안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그리고 내 감정이 소중한 만큼 상대방의 감정도 소중히 여겨주는 것!! 
 
박혜은 굿커뮤니케이션 대표 [email protected]

[출처: 중앙일보] [더,오래] 슬플 땐 슬퍼하고 화나면 화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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