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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체형과 가격에 맞는 옷 골라야
일상복으로도 여러 스타일 연출 가능해
강의. [사진 Pixabay]
봄을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 때 쯤이었다. 기업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 스타일 클래스 강의장에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얼굴은 연세가 들어 보이는 분이 앉아 있었다.
보통 스타일 클래스 강의는 젊은 분이 많은 편이어서 유독 눈에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 강의를 마치고 나갈 때 그분이 다가와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라 당황스러웠다.
이분의 이야기가 대한민국의 베이비붐 1세대가 겪는 현실이 아닐까 한다.
1963년생으로 중견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실적 부진으로 조직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지난 9월 명예퇴직하게 됐다. 88년 대학졸업반 때엔 학과 사무실에 비치된 입사원서를 골라 지원할 정도로 취직엔 걱정이 없었다. 첫 직장을 잡은 후 결혼을 했으며, 아파트도 사고 자녀들의 대학공부를 시켰다.
그런데 명예퇴직을 하다보니 앞 날이 막막하다. 30년은 더 살 것이고, 다시 취업한다고 해도 몇 년 일을 못 할 것 같다. 그래서 창업을 결심했지만, 한 번도 생각 못 했던 부분에서 고민이 생겼다. 그러다 비즈니스 강의를 듣게 됐고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
스타일을 조언해 줄 때 옷에 관해 관심이 없었던 분이 가장 어렵다. 그는 자신의 옷을 직접 구매한 적이 없고, 직장에서는 단체로 구매한 유니폼을 입었다. 당연히 상황에 따라 뭘 입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첫인상은 사람을 만날 때 중요한 부분이다. 그 사람의 내적 부분은 감춰진 채 외적 모습으로만 판단해 선입견을 만들기 때문이다. 우스갯 소리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스타일이란 자기 체형의 장단점을 알고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남들과 비교하게 된다. 자신도 잘 입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마음처럼 잘 안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필자는 그 분이 겪었던 상황들을 예시로 옷을 잘 입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스타일 조언. [사진 양현석]
보통 옷 잘 입는다 하면 명품이거나 비싸거나 하는 것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잘못이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내가 어떤 체형인지를 알고 체형과 가격에 맞게 옷을 고르는 것이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옷장을 점검해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을 정리하면서 자신이 어떤 종류의 옷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세 번째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는 옷을 구매한다면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분이 가지고 있는 옷으로는 스타일내기가 어려워 일상복을 입으면서 여러 가지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도록 개념을 정하고 체형에 맞는 옷을 추천해 주었다.
스타일 전과 후의 모습을 직접 비교해 보면 전보다는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한 미소를 짓는 것을 보게 된다. 이래서 옷이 날개라는 말을 하는가 보다. 앞으로도 이런 작은 부분에서 시작해 더 난이도가 있는 스타일을 경험하다 보면 옷 잘 입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양현석 세정 브루노바피 브랜드 디자인 실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