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법사위-27일
본회의 처리 계획 최상목 권한대행 거부권 행사땐…
내달 尹탄핵심판 이후 재의결 검토 明의혹 거리있는 친한계 이탈 기대…
한동훈측 일단 “반대” 與 “악법”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명태균 특검법’을 26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조기 대선이 유력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한 특검법으로 공세에 나선다는 것. 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에도 대비해 재의결 시점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탄핵심판 후 여권 내 친한(친한동훈)계 등의 이탈표를 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 명태균 관련 의혹이 제기된 여권 내 경선 주자들 간 분열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오로지 조기 대선 전략으로 이용하려는 악법”이라고 반발했다.
● 尹 탄핵 결정 이후 재의결로 이탈표 노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특검법을 소위에서 처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창원지검은 이른바 ‘명태균 황금폰’을 수사할 생각도 의지도 없었다”며 “특검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여당은 명태균 특검법에 반발하며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명태균 특검법의 본회의 처리 시점을 27일로 잡은 건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시기를 고려해서다.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최 권한대행은 15일 이내에 법안을 공포하거나, 이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이 시점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시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최 대행이) 지금까지 민감한 법안의 경우 15일을 꽉 채워 고민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다음 달 중순에나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보고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것이란 전제 아래 재의결 시 여권 내 이탈표 공략 전략도 세우고 있다.
탄핵이 인용된 직후 여야 모두 본격 조기 선거 모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데다, ‘명태균 게이트’에서 자유로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재등판하는 등 여권 내 분열 요소가 많다는 판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앞서 김건희 특검법을 세 차례 부결시켰던 것처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도 단일대오로 방어한다는 각오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명태균 특검법은 당 공천 과정을 겨냥한 내용일 거라 찬성할 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7일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특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계획이다.
명태균 리스크에서 비켜 서 있는 한 전 대표 측도 특검법에는 반대 기류가 우세하다. 한 친한계 의원은 “친한계가 특검에 찬성하면 ‘한 전 대표가 특검으로 다른 대선 주자들을 아웃시키려 한다’는 식의 음모론이 생길 수가 있다”며 “또 특검이 일부 대선 주자뿐 아니라 우리 당 전현직 의원을 휘저어버리면 대선 국면에서 조직이 다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정치 브로커 이야기에 일일이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 尹 부부 비롯 국민의힘 정조준
야 6당이 함께 발의한 특검법은 수사 대상으로 ‘2022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22대 총선 등에서 진행된 명 씨의 불법·허위 여론조사 의혹’을 비롯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포함했다.
윤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국민의힘 경선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특검인 만큼 여당 전체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명 씨가 연일 오 시장과 홍 시장 등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들을 거론하고 있어 당분간 파장이 더 이어질 것으로 민주당은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명 씨가 홍 시장의 부탁으로 당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독대를 성사시켰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녹취를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에는 명 씨가 지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홍 시장이) ‘나를 복당시켜 주면 여야를 넘나드는 김종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서 김종인이 얼마나 (노력)했는데”라며 “결국 그래서 복당시켰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