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시사 유튜브 ‘황형준의 법정모독’이 21일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만나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과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급부상, 한동훈 전 대표의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 등을 물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잠행 중인 한 전 대표에 대해 “일부에서는 더 이상 정치 안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니까 자꾸만 ‘복귀’를 이야기한다”며 “떠난 적도 없는데 왜 복귀를 얘기하나”라고 했다. 한 전 대표의 활동 재개 시점이나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김 전 최고위원은 “(대선의 판단 기준은) 비상계엄의 시기에 어떻게 행동했느냐, 두 번째 탄핵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이것밖에 없다”며 “12월 3일 계엄의 밤에 검사 출신 한동훈은 비로소 정치인 한동훈로서 거듭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전 대표가 대표 시절 후회했을 행보가 있냐’고 묻자 탄핵소추안 1차 표결을 반대한 것을 언급하며 “탄핵해야 된다라고 선언을 하고 만약에 그게 안 되면 그냥 사표를 내고 나왔어야 된다. 대표 자리에서 자기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어야 된다”며 “그게 한 전 대표가 좀 후회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한동훈은 한동훈 스타일로 갔어야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를 두고 지지층을 자극한 윤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 12월 3일 날 비상계엄에 대해 처음에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2선으로 후퇴하겠다. 그리고 검찰 수사나 헌법재판소의 심판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받겠다. 그리고 제2의 계엄은 없다’ 이것을 약속했다. 그랬다가 5일 만에 다시 ‘나는 잘못한 게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러니까 승복을 안 했다.
지난번에 체포적부심 때나 서부지법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지지자를 모으면서 그 지지자들을 ‘애국 시민’이라고 부르고 계신다. 그러면 본인에 대해서 지지하는 사람은 애국 시민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비애국 혹은 매국 시민이라는 건지… . 이건 사실 말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통령이 ‘내가 당당하게 재판에 응하겠다’는 당초의 말씀을 지키지 않으니까 강성 지지자들이 더욱더 결집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에스컬레이터가 되면서 결국은 폭력 사태까지 가게 된 것이다.” ―탄핵심판이 인용이 되면 조기 대선으로 바로 가는데 한동훈 전 대표가 조기 대선에 나올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 되나. “그건 제가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모든 것은 결국은 민심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정치인이라는 것은 민심이라는 바다에 떠 있는 돛단배에 불과하다. 그 민심이라는 바다는 그 배를 밀고 갈 수도 있고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지금 한 달 사이에 이렇게 막 급격하게 출렁이는 이것을 보면서 그걸로 앞으로의 상황이 계속 똑같아질 것이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일부에서는 더 이상 정치 안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니까 자꾸만 ‘복귀’를 이야기한다, 떠난 적도 없는데 그런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정 부분의 자기 지지는 유지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때 무슨 정책을 가지고 싸우기는 좀 쉽지가 않다. 시간이 너무 짧다.
그럼 결국은 당신은 비상계엄의 시기에 어떻게 행동했느냐, 두 번째 탄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탄핵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이거밖에 없다. 또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찰 고위 간부들 그리고 계엄에 관계됐던 수방사 방첩사 특전사 사령관들의 증언들이 다 쏟아져 나올 것이고, 또 탄핵 심판 과정에서도 대통령의 증언을 통해서 부정선거에 대한 어떤 증거를 갖고 계시냐 이런 것들이 질문 되어질 것이고 많은 얘기들이 나올 것이다.
그럼 그런 객관적 증거들이 다 나왔을 때 비상계엄에 대해서 지지할 수 있을 것이냐 그리고 탄핵을 반대할 수 있을 것이냐라는 것들이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진행 상황과 더불어 상황이 좀 달라질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전 대표 지지율이 일단 김문수 장관, 홍준표 시장한테 밀리고 있는데 일단은 김문수 장관의 급부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문수 장관이 갑작스럽게 부상하는 건 무슨 행동을 해서가 아니다. 마치 이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나 우리 당에 대한 어떤 지지도가 우리가 뭘 해서가 달라진 게 아니다. 저쪽이 너무 밉다, 그리고 이재명 대표가 싫다라는 것들에 대한 반사적인 효과듯이 김문수 장관도 어떤 행동을 해서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제일 가까운 사람인 것 같아 라고 얘기하니까 반사적으로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아주 강성 지지층들이 ‘야 다른 사람들 다 필요 없어’ 이렇게 얘기하면서 김 장관한테 지지가 몰리고 있는 건데 문제는 그게 지속 가능하냐 그런 부분이다. 그거는 뭐 좀 지켜봐야 한다.” ―옆에서 본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인으로서 강점과 약점은 뭐가 있었나. “한동훈 전 대표는 정치적 판단이 대단히 빠른 것 같다. 그러니까 정치적 판단을 사적인 이해관계보다는 공적인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것 같다. 공익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공적 무대에 등장한 이상 공적인 가치에 의해서 우리의 삶이 판단되어야 된다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보고 굉장히 신선했고 또 정치적 판단이나 특히 12월 3일날 그 비상계엄의 시기에 ‘이건 도저히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이 했던 선언한 비상계엄에 대해서 곧바로 그것을 안 된다’라고 치고 나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전 대표기 국민과 함께 맞서겠다 이렇게 됨으로써 사실은 유혈 사태를 막은 거 아니겠냐. 그러니까 시민들에 대해서 (계엄군이) 적극적인 진압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12월 3일 그 계엄의 밤에 검사 출신 한동훈은 비로소 정치인 한동훈으로 거듭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장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엄청나게 독서량이 많은데 심지어는 조선왕조실록도 다 읽었다고 그러더라.
방대한 독서량을 기초로 해서 문필적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더라. 글을 매우 잘 쓴다. 약점은 다들 얘기하시듯 너무 빠르다. 말도 빠르고 걸음걸이도 빠르고 그래서 옆에서 이제 천천히 하라고 계속 얘기하는데 알겠다고 알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잘 바뀌지는 않는다(웃음).” ―한 전 대표가 대표 시절 돌아보며 가장 아쉬워한 일이 있나. “(한 전 대표와) 그런 얘기를 해본 적이 없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12월 3일 날 비상계엄에 대해서 반대를 했다. 그러면 탄핵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밀고 나갔어야 된다. ‘왔다 갔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비상계엄 때는 그렇게 얘기해 놓고 12월 7일 탄핵안 처음 표결했을 때는 거기에 대해서 안 한다고 했다가 두 번째 일주일 뒤에는 왜 했느냐 이거다. 저는 옆에서 계속 지켜봤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는 걸 안다.
사실은 친한계라고 하는 분들도 많은 사람들이 ‘탄핵 이번에는 안 된다’라고 계속 어드바이스를 했다. 심지어는 그거 하면 나 최고위원 그만두겠다 이런 분도 있었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대표는 그러면 이런 분들의 얘기를 들어서 그렇게 합시다라고 했는데 결국은 그게 패착이 됐던 것이다. 탄핵해야 된다라고 선언을 하고 그다음에 만약에 그게 안 되면 그냥 사표를 내고 나왔어야 된다.
대표 자리에서 자기 스스로 물러나서 나오는 모습을 보였어야 되는데 그게 일주일 상간인데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굉장히 큰 타격이 됐다. 그게 한 전 대표가 좀 후회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한동훈은 한동훈 스타일로 갔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