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 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이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국정 운영 성과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6월29일 정치 참여 선언을 언급하며 “그 이후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온 힘을 쏟아 일해왔다”고 말했다. 윤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조금씩 온기가 퍼져나가는 모습에 힘이 났다”며 “무너졌던 원전 생태계를 복원시켜 원전 수출까지 이뤄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에 불리할까봐 지난 정부들이 하지 못했던 4대 개혁을 절박한 심정으로 추진해 왔다”며 “한·미·일 공조를 복원하고 글로벌 외교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밤낮 없이 뛰었다”고 말했다. 4대 개혁, 경제, 외교 분야 성과를 강조한 표현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제, 고되지만 행복했고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그 여정을, 잠시 멈추게 됐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을까 답답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각계를 향해서도 당부 발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공직자들을 향해선 “어렵고 힘든 시간이지만, 흔들림 없이 각자의 위치를 지키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해주시길 바란다”며 “대통령 권한 대행을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서는 “이제 폭주와 대결의 정치에서 숙의와 배려의 정치로 바뀔 수 있도록 정치문화와 제도를 개선하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들을 향해선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며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회가 탄핵소추안 의결에 나서게 된 배경인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기는 커녕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정치권을 향해 ‘폭주와 대결이 아닌 숙의와 배려’를 당부했지만 그 폭주와 대결의 정치 한 가운데 있었던 사람이 바로 윤 대통령 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