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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을 삼청동 안가로 불러 5분 동안 일방적인 지시를 쏟아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이 아무 말을 할 틈도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지시를 받고 안가를 나온 두 사람은 황당해 하며 "이게 훈련이냐 실제냐, 우리 갖고 시험하는 거냐"란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됩니다. 계엄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수 없다고 여긴 조 청장은 공관으로 향했고, 김 청장은 혹시 몰라 다시 서울청 집무실로 복귀했습니다. 조 청장은 아내에게 "대통령이 이상하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청장은 잠시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 마약 관련 회의 참석차 경찰청으로 향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설마는 현실이 됐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계엄사는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내렸습니다. 조 청장 측은 "윤 대통령이 포고령 이후로 연거푸 6차례 걸쳐 전화를 걸어와 체포하란 지시를 반복했다" 고 했습니다. 이때부터 조 청장은 국회의원도 통제하라고 명령을 바꿨습니다. 조 청장은 경찰 조사에서 "체포는 말이 안 되는 지시라고 생각해 묵살하고 밑에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청장 측은 "국회에선 사실대로 말했다간 대통령에게 타격이 너무 커서 있는 그대로 말하기 어려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선 역사의 판단을 받기 위해 모두 사실대로 얘기했고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