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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꽃피울 열린 귀도

독재라도 해낼 냉철한 피(血)도

여우를 잡을 치밀하고 간교한 머리도, 없었다… 다만 흥분과 격노, 고집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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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홍 대기자  

 

 

“패악질을 일삼아 온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한밤중 용산 대통령실에서 중계된 소극(笑劇·Farce·우스꽝스럽고 터무니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짤막한 희극) 같은 장면들을 이해하기 위해 카메라를 3년 반 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실내로 옮겨 보자.

“선배님, 이제 그만 가져오셔도 됩니다.” 문재인 정권의 불의에 맞서 사표를 던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직 선거 출마를 선언하기 전의 시기였다. 윤 전 총장의 자택에 60대 초반 남성이 초인종을 눌렀다. 초청하지 않아도 거의 매일 찾아오는 그의 손에는 여의도 정가 동향을 정리한 문서가 들려 있었다.

 

 

충암고 1년 선배인 남자는 윤 전 총장을 “아우님”이라 호칭했다. 문서 내용은 허술했다. 하지만 그 정성이 지극해 윤 전 총장은 “힘드실 텐데 그만 가져오셔도 된다”고 조심스레 사양하기도 했다.

 

 

그 후 대선 캠프를 꾸린 윤 전 총장은 그 선배를 외교안보팀에 넣어줬다. 거기서도 보고서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소리가 나왔다. 팀장은 우회적으로 “직접 쓰기 힘드실 텐데 현역 시절 데리고 있던 부하들한테 시켜 보지 그러느냐”고 권했고 보고서 내용이 업그레이드됐다.

 

 

고교 후배의 집에 드나든 그 전직 장성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더불어 대통령 경호처장이 됐고, 2년 4개월 뒤에는 국방장관이 됐다. 그러고는 장관 취임 3개월 만에 황당하고 엉성해서 ‘자학 개그’라고 불러도 좋을 계엄 사태의 ‘조연’을 맡았다. 조연이라고? 김용현 국방장관이 계엄을 건의했으니 주연 아니냐며 갸우뚱할 독자들을 위한 설명은 잠시 후에 하겠다.

 

 

게재 요일이 정해져 있는 고정 칼럼은 보통 며칠 전부터 준비한다. 오늘 자에 게재될 칼럼도 이미 지난 화요일 오후쯤 제목과 내용의 골격을 완성해 놓은 상태였다. 제목은 ‘국민은 민주당과 이재명을 탄핵하고 싶다’였다.

 

 

공직자 탄핵 남발과 예산 농단 등 민주당의 의회 권력 남용이 건국 이래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여서 곧 민심의 역풍을 맞게 될 것임을 경고하는 내용이었다.

 

 

사람 됨됨이를 알고 싶으면 권력을 줘보라고 했는데, 현재 민주당의 힘자랑은 이재명 정권에서 펼쳐질 전횡의 예고편이므로 스스로 낙선 운동을 하는 셈이라는 논지였다. 이 대표가 175석 권력에 취해 자기 발등을 찍고 있다는 게 최근 필자가 취재한 중도층과 온건 보수층의 민심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기적처럼 수호천사가 다시 나타났다.

 

 

지난 총선 때 김일성의 남로당 숙청을 연상케 하는 공천 학살로 참패가 예상됐던 이 대표에게 선거 직전 막판 등장한 윤석열 부부가 대승을 안겨줬듯, 이번에 윤 대통령은 정치사에 남을 어처구니없는 방법으로 이 대표 구원자 역할을 해냈다.

 

 

필자 취재에 따르면 계엄은 순전히 윤 대통령 본인의 흥분 격노에 의해 돌발적으로 결정됐다. 윤 대통령을 결정적으로 분노에 휩싸에게 만든 사안은 민주당이 경찰의 대공 수사에 쓰일 특활비 특경비까지 삭감한 대목이었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없애더니 이젠 경찰 수사까지 마비시킨다고? 종북주의자들이 정말 국회 깊숙이 침투한 것 아니냐며 격노했다고 한다.

 

 

계엄을 선포해 봤자 국회 표결로 무효화된다는 엄연한 현실은, 군이 알아서 조치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에 묻혔는데, 믿었던 국방장관은 고도의 정교함과 치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되는 이런 고난도 작전을 실행할 능력도, 시간 여유도 없었다. 즉흥적, 감정적이며 고집대로 밀어붙이는 윤 대통령의 성정과 예스맨 충성파만 선호하는 인사 스타일이 합쳐져 자기 발등을 찍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야당 행태를 보라, 내가 뭘 잘못했냐”며 여전히 억울해한다고 한다. 물론 야당이 상상 초월 수준으로 저급하고 노골적인 의회 독재 행태를 보이는 건 국민도 다 안다. 하지만 야당에 슈퍼 의석을 만들어준 장본인이 자신임을 잊어선 안 된다. 명품백 사건 직후 물도 안마시고 드러누운 아내를 설득해 사과하게 했다면, 선거 직전 의료대란·이종섭 출국 등의 현안에 대해 고집만 조금 꺾었더라면, 총선 결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이 대표는 총선 때 윤 대통령에게서 175석 요술방망이를 선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대권행 고속도로를 선사 받았다. 이대로 탄핵을 밀어붙이면 사법 리스크는 사라지고 대권 쟁취는 식은 죽 먹기다.

 

 

보수는 딜레마다. 국민의힘이 최고 지도자로서의 신뢰 자본을 잃은 윤 대통령을 감싸고 돌면 공멸이 불문가지다. 하지만 탄핵이 된다면 대선은 해보나 마나다. 계엄 선포는 자폭 테러나 마찬가지였는데 폭탄을 터뜨린 곳이 상대 진영이 아니라 자기집 건물 한복판이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탈당 출당조차 반대하고 있다.

 

 

정말 민심을 전혀 모르는 안이한 집단이거나, 정권이 좌파에 넘어가는 게 TK 등 보수 아성에서 의원직을 오래 하는 데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이기적 계산의 발로다. 윤 대통령의 정치 생명은 회생 불가능하다는 엄중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책이 모아진다. 보수가 궤멸을 피하려면 지지층 재결집을 호소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덕적 명분을 쌓아야 한다.

 

 

보수 몰락의 최대 요인이었던 김건희 여사 문제가 특검법 통과로 엄정한 사법 처리 절차 궤도에 올라서고, 계엄 주도 세력이 처벌 받고,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쥐 죽은 듯 눈과 귀에서 멀어져야만 등 돌린 온건 보수 시민들이 “그래도 헌정 중단은 안 된다.

 

 

좌파 너네들은 더 큰 허물이 있지 않느냐”며 재결집할 마음이 생길 것이다. 야당이 강성 좌파와 손잡고 사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사회를 더 극심한 혼란의 도가니로 밀어넣으면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계엄령 사태의 책임은 냉정하게 법에 따라 엄히 물으면 된다. 계엄령 사태에 국민이 분노한다고 해서 야당의 의회 독재와 이 대표의 범죄 혐의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님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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