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튜브 코드  
김준태의 후반전(7)

5ab9b9f5-f02a-4f50-b8f2-ad20202d73f2.jpg

명림답부를 상상해서 그려봤다. [그림 김준태]


  
“165년 10월 연나부의 조의(皂衣) 명림답부(明臨答夫, 67~179년)가 왕을 죽였다. 백성들이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의 ‘고구려본기’에 나오는 대목이다. 명림답부는 고구려의 첫 번째 국상(國相, 고구려의 최고관직)이 된 인물로 폭정을 휘두른 차대왕을 시해하고 신대왕을 옹립했다. 
  
그런데 명림답부의 쿠데타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 명림답부의 벼슬 ‘조의’는 고구려 초기 10관등 중 9등급에 해당하는 벼슬이다. 말단에 불과한 그가 어떻게 왕을 교체하는 큰일을 주도할 수 있었을까? 또한 『삼국사기』에 따르면 이때 그의 나이는 99세였다. 하급관리인 99세 노인이 정변을 일으켜 새로운 정권을 출범시킨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 걸까? 
  
여기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명림답부는 본래 유력귀족으로 명망과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대왕의 탄압을 받아 강등됐다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그가 반정을 일으킬 정도의 인적·물적 자원을 가지고 있었던 점, 신대왕의 즉위와 함께 국상 겸 총사령관에 올라 전권을 행사했던 점을 볼 때 확률이 높아 보인다. 평범한 하급관료였다면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나이 문제는 명림답부가 왕으로 모셨던 태조대왕(太祖大王)이 119세, 차대왕(次大王)이 95세, 신대왕(新大王)이 92세까지 사는 등 해당 시대에는 유독 믿기 힘든 사례가 많이 나온다. 특히 태조대왕은 93년을 통치하고 100세에 동생인 차대왕에게 보위를 넘겼다고 한다. 이들 세 왕에 대해서는 역사서 간의 기록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따라 재위 기간을 조작했다거나 태조대왕이 한 사람이 아니라 몇 사람이라거나 하는 등 정설이 없다. 
  
세 왕이 혈연관계로 기록되었지만, 왕권을 차지한 각기 다른 세력을 의미한다는 견해도 있다. 세 왕의 나이가 실제보다 과장됐고 이들과 관련이 있는 명림답부 역시 나이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나이 들어 권력투쟁 소용돌이 속으로  
fe54b2bd-cf6f-4ce5-a018-dd087e3966c1.jpg

등록문화재 제665호『발해태조건국지‧명림답부전』 [출처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http://www.heritage.go.kr)]


  
그럼에도 명림답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시점이 그가 상당히 나이가 들어서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대체 무엇 때문에 평생을 가만히 있다가 노인이 되어서야 권력투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니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폭정에 신음하는 백성을 구원하겠다는 대의가 아니라 본인의 생존이나 이해관계, 권력욕 때문에 반정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삼국사기』를 보자. 똑같이 정변을 일으켜 왕을 폐위한 창조리와 연개소문은 반역자로 묶여있는 데 비해 명림답부의 전기는 을파소, 김후직 등 명신(名臣)들과 함께 놓여있다. 국상으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고구려가 도약하는 토대를 쌓은 공로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가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기 때문이다. 
  
172년 11월 한나라 현토군 태수 경림이 고구려를 침공했다. (역사학자이자 임시정부 대통령을 지낸 박은식 선생이 지은 『명림답부전』에 따르면, 이때 고구려를 공격한 한나라의 병력이 10만이었다고 한다) 다른 신하들이 맞서 싸우자고 주장했지만 명림답부는 고개를 저었다. “한나라 군대의 수가 많으니 우선은 굳게 지켜야 하오. 저들은 1000리 밖에서 식량을 운반해왔소. 오래 버티진 못할 것이오. 청야(淸野)로써 기다리면 저들은 반드시 지쳐 돌아갈 것이니 그때 공격하면 뜻을 이룰 수 있소.” 
  
강한 적과 정면에서 충돌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적은 보급이 원활하지 못하니 군수물자와 식량을 얻지 못하도록 모두 차단하고(청야전술) 적이 지치길 기다리자는 것이다. 명림답부의 주장대로 고구려군은 농성에 돌입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나라 군대는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퇴각하기 시작했다. 
  
‘청야전술’로 한나라 10만 대군 물리쳐 

527e96f0-50eb-4b63-9b12-5eba0e18b06c.jpg

106세의 나이에 수천 명의 기병을 이끌고 추격해 좌원 땅에서 전멸시킨 명림답부. (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명림답부는 수천 명의 기병을 이끌고 추격해 좌원 땅에서 이들을 전멸시켰는데 이때 그의 나이 106세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노익장을 유감없이 과시한 것이다. 이후 7년이 지난 179년(신대왕 15년) 9월 명림답부는 113세로 눈을 감는다. 
  
무릇 아무리 왕이 폭군이라고 해도 그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고 심지어 시해까지 했다면 그 신하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악용될 수 있는 사례를 남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사강목』에서 “임금의 자리를 빼앗는 반역을 저지르는 자는 훗날 큰 공을 세웠다고 해도 예우하지 않는다”라며 명림답부의 예를 든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임금에 대한 충성과 도리를 중시했던 유학자들도 명림답부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했다. 노년에 바친 나라에 대한 헌신을 인정했던 것이다. 
  
김준태 동양철학자 역사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엘에이 렌트카 / 얼바인 렌트카 / 풀르턴 렌트카 / 장단기 렌트카
무조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맞춰 드릴 수 있습니다. !!!!!!!!!
합리적 가격
편리하고 간편한 예약
국제면허증으로 렌트가 가능

전화번호: 213 663 6861
카카오톡 아이디: kkk1234509
고고렌트카 웹사이트 방문하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95 미국 할리우드 배우가 즐겨입는 여름 옷 ‘시어서커’ file Nugurado 429
94 반바지에 리넨 셔츠·샌들이면 중년 바캉스 패션 완성 file Nugurado 371
93 사랑을 구하며 논했던 동경대학 학생들이 쓴 화장실 낙서 file Nugurado 456
92 금사파]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탈옥수 신창원 도대체 왜? Nugurado 319
91 임종 직전에야 남이 원하는 삶만 산 걸 깨닫는다면 [출처: 중앙일보] 임종 직전에야 남이 원하는 삶만 산 걸 깨닫는다면 file Nugurado 466
90 여름 옷 소재의 ‘지존’ 리넨으로 더위를 날려라 file Nugurado 400
» 99세에 쿠데타 일으킨 고구려의 ‘명림답부’ 아시나요 [출처: 중앙일보] 99세에 쿠데타 일으킨 고구려의 ‘명림답부’ 아시나요 file Nugurado 483
88 어머니 밥 빼앗아 먹는 어린 아들 생매장 하려 했던 손순 file Nugurado 361
87 아버지 재산 빼앗은 첩 아들 2명, 탕진 후 지금은··· file Nugurado 664
86 부산 깡패를 주먹 한방으로 굴복시킨 아버지 file Nugurado 449
85 90세 할머니 연명 치료 중단 어린 증손자까지 동의하라니 [출처: 중앙일보] 90세 할머니 연명 치료 중단 어린 증손자까지 동의하라니 file Nugurado 495
84 밤하늘 수놓은 화려한 불꽃에 혼을 빼앗기다 file Nugurado 486
83 아내의 밀회 현장 뒤끝없이 덮은 통 큰 남편 file Nugurado 338
82 노익장, 수전노 용어 만든 언어 마술사 후한의 마원 [출처: 중앙일보] 노익장, 수전노 용어 만든 언어 마술사 후한의 마원 file Nugurado 461
81 부친의 눈물겨운 구명운동으로 지옥같은 옥살이 탈출 file Nugurado 448
80 갈색 재킷에 남색 셔츠, 이탈리안 중년 패션 완성 공식 file Nugurado 402
79 부부 관계 개선에 가장 도움되는 말 "잘 잤어?" file Nugurado 389
78 91세 할머니, 임종 미사후 벌떡 일어나 "담배 다오" [출처: 중앙일보] 91세 할머니, 임종 미사후 벌떡 일어나 "담배 다오" file Nugurado 413
77 상사뱀이 된 중의 마음을 처녀가 알아줬더라면 file Nugurado 389
76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인연…전쟁 때 날 살려준 사람들 file Nugurado 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