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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의 후반전(2)
고전과 역사에서 길을 찾는 탐험가. 이제껏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사람마다 꽃 피우는 때가 다르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은 각기 다른 시간에 찾아온다. 그러니 늦었다고 한탄할 일이 아니다. 여기, 나이에 지지 않고 큰 꿈을 꾸었으며, 세월에 굽히지 않고 열정을 다한 사람들이 있으니. 인생 후반기에 더욱 빛났고 아름다웠던 역사 속 인물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삼국지』에 보면 제갈량이 유표의 아들 유기에게 조언하는 장면이 나온다. 계모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던 유기가 어찌해야 좋을지를 묻자, 제갈량은 중이(重耳)의 행적을 참고하라고 했다. 마수를 피해 도망친 중이처럼 멀리 떠나 살길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이는 춘추시대의 두 번째 패자(霸者)이자, 진(晉)나라를 강국으로 만든 군주 문공(文公)의 이름이다. 중이는 43세에 망명길에 올랐다. 후처 여희의 모략에 빠진 아버지 헌공이 세자 신생을 죽이고, 중이와 그의 동생 이오도 죽이려 했기 때문이다. 소식을 들은 중이는 포성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외가인 적(狄)나라로 피신한다.
아버지의 살의 피해 망명생활
중이의 망명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를 제거하려 한 데 이어 동생도 그에게 자객을 보냈다. 문전박대를 당하고 놀림거리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먹을 것이 없어 구걸한 날도 있었다. 그러길 19년, 8개 나라를 거치며 방랑하는 동안 그는 어느새 환갑을 넘긴 노인이 되었다.
망명생활 중 중이의 벗이자 스승이었고 충성스러운 신하였던 조최, 호언, 가타, 위무자, 개자추 [사진 ZHUIXUE.NET]
이 고단한 세월을 중이는 어떻게 견뎠을까. 떠도는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심지어 결말이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다. 우선 그에게는 좋은 동지들이 있었다. 조최, 호언, 가타, 위무자, 개자추 등 뛰어난 인재들이 내내 중이의 곁을 지켰다.
이들은 중이의 벗이자 스승이었고, 충성스러운 신하였다. 중이가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자 꾸짖어준 사람도, 중이가 포기하려 하자 다독여준 사람도 바로 이들이었다. 중이는 항상 이들의 조언에 귀 기울이며 자신을 바로잡아갔다.
다음으로 중이는 현명한 아내를 만났다. 제나라 군주의 딸이었던 그의 아내는 중이가 편안함에 젖어 꿈을 잊어가자 조용히 그를 설득했다. “당신을 따라온 선비들의 운명은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당신께서는 하루빨리 진나라로 복귀해 저 충성스러운 신하들의 수고에 보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더욱이 당신께서 떠나온 이래 진나라는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진나라 군주가 무도하여 백성이나 이웃 나라나 모두가 그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는 하늘이 당신께 기회를 주시려는 겁니다. 그러니 떠나십시오. 안락함과 게으름은 대장부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중이는 거절했다. “인생이란 일장춘몽과도 같소. 나도 이제 늙었으니 그대와 함께 이곳에서 생을 마치려 하오.” 중이는 지쳤을 것이다. 아름다운 아내와 편안한 삶을 얻었으니 기약 없는 망명자 생활은 이제 그만 끝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자 아내는 중이를 취해 잠들게 한 후 그의 신하들을 불렀다. 그러고는 중이를 마차에 실어 제나라를 떠나게 했다. 남편의 장래를 위해 정을 끊어내는 결단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아내의 진심이 닿았기 때문일까? 정신을 차린 중이는 크게 화를 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진 문공 초상화. [그림 김준태]
이 같은 아내와 신하들의 헌신 속에서 중이는 19년을 버텼다. 그는 천하를 방랑하며 열국의 상황을 직접 체험한다. 각 나라의 내부사정과 인재현황, 나라 간에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파악했다. 풍찬노숙하며 백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도 이해했다. 이 경험이 후일 군주가 돼 나라를 다스리는데 큰 자산이 된다. 이는 다른 나라의 군주들은 갖지 못했다.
“진나라 군주는 19년이나 천하를 방랑하며 갖은 고생을 다 해본 사람이다. 그리하여 백성의 사정에 통달하게 되었으니 하늘이 그에게 길을 열어준 것이다. 우리는 그를 감당할 수 없다”는 초나라 성왕의 말이 잘 보여준다. 만약 중이가 인내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움직였다면, 혹은 반대로 포기하고 주저앉았다면 어땠을까. 최소한 ‘춘추시대의 패자 진 문공’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 후반전에 이름 역사에 남겨
누구에게든 끝을 알 수 없는 도전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젊었을 때도 아니고, 장년을 넘어 노년에 이른 나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게다가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이제 그만하자”고 말하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로 나아가는 이는 매우 드물 것이다. 그런데 중이는 그 어려운 걸 해낸 사람이다. 덕분에 후반전 막바지에 지울 수 없는 이름을 역사에 남기게 된다.
김준태 동양철학자·역사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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