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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연 바이올리니스트
이 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에서 베테랑 연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고 있는 한국인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유정연 바이올리니스트다. 탱고의 대가로 꼽히는 페르난도 수아레즈 파즈, 미겔 앙헬 베르테로, 파블로 아그리에게 사사한 그는 ‘안토니오 유 퀸텟’이라는 탱고 밴드를 결성, 아르헨티나 내에서 한국인 최초로 밴드의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지 음악계로부터 ‘피아졸라 전문 연주가’라는 평을 얻고 있다.
지난 12월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 문화의 집(Casa de la Cultura) 살론 도라도(Salon Dorado)에서 ‘2017 한-아르헨티나 문화교류 탱고 음악회: 안토니오 유와 친구들(Antonio Yoo and Friends)’ 행사가 개최되었다.
라우타로 그레코 반도네온 연주 모습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와 공동으로 주관·주최한 이번 음악회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탱고 전문연주가인 유정연(바이올린)과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급 탱고 음악가 3인인 크리스티안 사라타(피아노), 다니엘 팔라스카(콘트라베이스), 라우타로 그레코(반도네온)가 협연을 펼쳤다.
박수 치는 아르헨티나 관객들
아스토르 피아졸라부터 카를로스 가르델 등 탱고 거장들의 15곡이 연주되었으며, 관객들은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와 현지 연주가들이 만드는 하모니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현지 관객들은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전하는 탱고의 깊은 선율에 크게 환호했다.
유정연 바이올리니스트는 “8년 전 처음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왔을 당시, 이 도시와 탱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이후 몇 년간 이곳에서 살면서 탱고 음악을 공부하고 연주 활동을 했던 것이 인생에서 가장 보람찬 시간이 되었다. 오늘 참석한 관객 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탱고시립교향악단’의 전 감독이자 영화 ‘탱고’의 음악편곡자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사라테는 “탱고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까지 유학을 와서 정통 대가들에게 사사를 한 안토니오 유. 그는 실력 있는 음악가이자 나의 동료이다.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연주가 되고, 항상 즐겁다. 음악은 국경을 넘어,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라고 전했다.
장진상 문화원장 등
장진상 문화원장은 “탱고의 고향 아르헨티나에서 한국인 아티스트가 중심이 된 콰르텟의 공연을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 탱고가 ‘지구 반대편의 음악’으로 존재했던 시절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도 탱고는 보다 대중적인 음악 장르로 자리를 잡으며, 관련 공연 및 교류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탱고를 전파하는데 힘써 온 유정연 아티스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오늘 공연이 한-아 양국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문화의 집 살론 도라도 관장 세르히오 알칼데는 “문화 강국으로 유명한 한국과의 교류 공연을 ‘문화의 집’에서 개최하게 되어 영광이다. 오늘 관객들 중 한국 분들이 많이 참석하셨는데, 아르헨티나를 상징하는 탱고에 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바이올린 연주가이며 작곡가인 유정연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클래머티스 실내악단의 악장을 역임하고, KBS 교향악단 제1 바이올린으로 재직하는 등 굵직한 이력을 지닌 베테랑 음악인이다.
2002년부터 탱고 관련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6년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명곡들로 구성된 ‘Tango' 음반을 제작해 한국의 대표 탱고 음악가로 명성을 굳혔다. 2016년에는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니콜라스 레데스마와 함께 레코딩한 ’피아졸라 앙코르‘ 음반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예술 활동을 전개하며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