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는 올해 최대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AB 5' 법안이 시행되면 수십년간 이어져 온 가주 노동법이 새롭게 씌여지게 될 것이라고 11일 보도했다.
10일 밤 늦게 29대 11로 주상원을 통과한 AB 5의 골자는 고용주가 근로자를 고용할 때 'ABC 테스트'를 거치도록 명문화한 점이다.
-근로자가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를 위해 일하거나
-고용주가 업무가 이뤄지는 것을 지시하거나
-근로자가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지 못했다면 독립계약자가 아닌 직원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독립계약자의 인정 범위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김해원 변호사는 "AB 5 법안에 포함된 직종들은 ABC 테스트의 대상이 되며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 구분 시 선택의 폭이 줄게 됐다"며 "그러나 변호사, 의사 등 AB 5 법안에 포함되지 않은 직종은 이전에 적용됐던 '보렐로 테스트'를 통하게 된다"고 말했다.
AB 5의 적용 범위는 광범위하지만 올해 초 법안이 발의된 뒤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공유경제 종사자들의 직원 인정 여부였다.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직원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노조도 설립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서 해당 법 통과 압력이 거셌다.
주 상원 통과 직후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 등이 일제히 '우버, 리프트의 운전자와 도어대시의 배달원이 정식 직원으로서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초 법안을 발의한 로레나 곤잘레스(민주·샌디에이고) 하원 의원은 "기업공개로 주식부자의 반열에 오르는 일부 경영진이 아닌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를 돌봐야 하는 것이 입법기관의 책무"라고 말했다.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민주·LA) 상원 의원도 "착취 당하는 성실한 근로자를 돕고, 중산층 재건과 납세자 보호, 책임감을 갖춘 비즈니스의 번영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 통과 시 내년 주민투표에서 AB 5 제외로 전략을 선회하기 위해 리프트, 도어대시와 함께 9000만 달러의 자금을 마련한 우버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해당 법 발효 이후에도 우버의 운전자들은 그대로 독립계약자로 남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날 우버의 최고법률책임자(CLO)인 토니 웨스트 변호사는 "AB 5가 자동으로 운전자를 독립계약자에서 직원으로 분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운전자가 독립계약자라는 사실을 증명하면 되는데 충분히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곤잘레스 의원은 "법을 무시하고 자금이 없다면서도 경영진 보너스와 로비 자금은 아끼지 않는 것은 모욕적인 행태"라고 비난하며 막판 수정된 법안에 가주와 주요 도시 검찰청 등이 새로운 법을 따르지 않는 회사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첨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