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시장 부동산 차압 매물 는다…
의류업소 폐업 증가 여파
새 입주자 확보에 어려움
건물가치 하락 재융자 애로
(사진은 관련기사와 관계없음)
한인의류업체들이 모여 있는 LA다운타운 자바시장에 문을 닫는 업체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은행 차압 상가 매물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의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워크인 고객이 줄었기 때문에 쇼룸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하고 "하지만 쇼룸을 닫았다고 그 업체가 모두 완전히 업계를 떠났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부는 장소를 옮겨서, 또 일부는 공장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은행 차압 매물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때는 최고 인기있는 자리로 꼽혔던 샌피드로홀세일마트 뒤쪽에 위치한 건물들이 은행 매물로 나왔고 앞으로도 이런 매물은 더 나올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코러스 부동산의 마크 홍 대표는 "유대인 동업자가 소유했던 2개 건물이 최근 매물로 나왔다"며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원래 시장가격보다 25% 정도 싸게 내놓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바시장 부동산 동향에 대해 "부동산 가격이 최고점에서 다소 떨어진 상태이고 자바시장이 위축됐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자바시장은 오히려 잘되는 집을 중심으로 더 확장하는 분위기"라며 "가격만 맞는다면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에게 자바시장 부동산은 좋은 투자처"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은 "실제로 한인타운에 투자하려다 별다른 매물이 없자 자바시장을 살펴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1400스퀘어피트 정도의 업소당 평균 월 1만 달러의 임대료를 수입으로 가질 수 있는 상가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매직 프로퍼티스의 브라이언트 정 대표는 "상업용 융자의 경우 매 5~7년 마다 재융자를 해야 하는데 리스 준 가게의 매출이 하락하면 재융자 심사 때 건물 가치를 낮춰 평가한다"며 "이렇게 되면 재융자 금액이 낮아지면서 융자금의 일부를 갚아야 하는데 그럴 능력이 안 되면 결국 손을 털고 나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당장 은행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는 징후는 없지만 앞으로 지각변동이 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한편 10일 정오 전후의 자바시장은 몇 년 전과는 확연히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힘들다 해도 3~4년 전만 해도 점심시간은 활기찬 모습이었으나 지금은 파장을 앞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른바 '자바 명동'으로 불릴 정도로 바이어가 몰렸던 샌피드로홀세일마트 주차장 입구 오른쪽 옆 골목은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썰렁했다.
20년 전 11가와 샌페드로 인근 샌페드로 홀세일 마트(1100 S. San Pedro St.)가 들어서면서 자바시장에는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자바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샌티 앨리 지역의 렌트비는 점점 비싸지고 유대계가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한인들이 샌페드로 길을 중심으로 새 활로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인 의류도매업체들이 대거 생겨나 전성기를 달렸다.
현재 샌페드로 홀세일 마트는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마트에만 308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연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명 의류소매업체인 포에버 21도 이 마트에서 성공 기반을 닦았었다.
또, 이 마트 오픈 이후 한인 업주들끼리 힘을 모아 인근 지역 빌딩들을 매입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자바시장에만 한인 소유 빌딩이 20개가 넘는다.
한 자바시장 관계자는 "엄연히 말하면 이제는 자바라고 부르면 안 된다. 지금은 모두 옷을 만드는 매뉴팩처이기 때문"이라며 "샌페드로 홀세일 마트 오픈을 통해 자바시장에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자바시장의 기둥 역할을 하는 샌피드로홀세일마트가 큰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 의류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