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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의 91세 왕언니의 레슨(4)

내 나이쯤 되면 쉽게 빨리 변하는 현대의 생활용어를 따라가기가 어렵다. 아이들 하는 말을 이해 못 할 때도 있다.
 
어느 날 TV를 보고 있는데 우리 시대의 유명 배우 백일섭 씨가 “나는 졸혼을 했다”며 아주 자유롭고 편한 일상이 즐겁다고 했다. 졸혼이란 말이 신조어라 처음 들었기에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결혼생활에서 졸업했다는 말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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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일섭 씨가 한 TV프로그램에서 졸혼(卒婚), 결혼생활을 졸업했다고 고백했다. 

 
나이든 남자가 그 생활이 행복하단다. 혼자 먹는 밥이 자유롭고 맛이 있단다. 나는 의아했다. 남자는 보살핌을 받는 쪽이고 여자는 보살펴 주어야 하는 쪽이니 졸혼은 여자의 몫이 아닌가? 여자는 갱년기가 지나고 아이들이 제각기 자기의 생활을 찾아 떠나고 나면, 내 임무가 어느 정도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유롭게 나를 위한 인생을 즐기고 싶고 집을 떠나 혼자 살고 싶어진다. 하지만 단짝인 남편을 돌보아야 하기에 참고 살고 있는데, 오히려 남자가 졸혼해서 혼밥을 즐기고 있다니 의아한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우리 시대의 여자(엄마)는 많은 희생과 노동을 강요당하면서, 결혼하면 생활 자체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 것으로 변한다. 나라는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엄마, 아내, 며느리가 내 이름이 되고 만다.
 
요즘 시대는 졸혼, 혼밥, 혼술이란 용어가 생길 정도로 혼자 즐기며 사는 것이 유행인 시대가 되었다. 사람 ‘人’자가 부끄러워진 시대이다. 자식이 잘되면 내 노후가 편해지겠지 생각하고 자식에게 모든 정성을 다해 살아온 우리 늙은이가 졸지에 혼밥 혼술을 먹는 외롭고 서러운 신세로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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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잘되면 내 노후가 편해지겠지 생각하고, 자식에게 모든 정성을 다해 살아온 우리 늙은이가 졸지에 혼밥 혼술을 먹는 외롭고 서러운 신세가 되어버렸다.

 
나이들면 성공한 자식과 손자·손녀를 보면서 살겠다는 꿈은 깨진다. 어려운 시대에 살았기에 모아놓은 돈도 없고 좋은 보험을 든 것도 없다. 노후대책도 자식이 있기에 따로 세워둔 것도 없으니 고달픈 혼밥 인생이 되고 마는 것 같다.
 
 
나이 들면 가족과 같이 살고 싶어져

인생 100세 시대가 온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의 50, 60대가 추구하는 혼밥·혼술의 세대가 100세까지 산다는 이야기다. 나이 90인 내 생각으로는 돈이 아무리 많고 주위환경이 좋고 물질이 풍부해도 나이가 들면 자식이나 손자·손녀와 더불어 사는 게 더 좋다. 나만 그럴까?
 
나는 자식과 함께 살지만 대부분 혼밥 신세이다. 하지만 아침저녁 “다녀오겠습니다”“다녀왔습니다” 인사하는 손자·손녀가 있어서 좋다. 식구들과 같이 살면서 혼밥을 즐기면 되지 않을까? 
 
꼭 밥을 차려달라고 할 필요도 없다. 자식들도 그들의 생활이 있으니 관여하지 않고 내 하는 일이 있으면 하고, 내 인생을 즐기고 싶으면 즐기면 된다. 같이 산다고 못 할 일이 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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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가족들과 함께 사는 것을 선호하지만, 자식들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간섭을 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사진 pixabay]

 
노인들이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한다. 같이 살되, 자식들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간섭을 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혼자 살면 들게 될 생활비는 자식들 살림에 보태거나 손자·손녀 용돈으로 주면 된다.
 
노인의 마음가짐이 혼밥·혼술을 즐겁게도, 괴롭게도 할 수 있다고 본다. 가능하면 가족과 함께 살면서 혼밥·혼술을 즐기는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더 사람답고 행복하다고 믿는다.
 
나는 가족과 같이 살면서 혼밥을 즐기는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독거노인과 다름없다고 서운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다녀오겠다”는 인사말을 들을 수 있으니 혼밥이라도 좋다.
 
김길태 산부인과 의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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