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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 쓰는 부부, 사랑은 카톡 메시지를 타고
“당신 자는 거야?”
“왜 그래?”
“날씨가 갑자기 싸늘해졌어. 이불 잘 덮고 자라고”
“쯧쯧! 별 걱정을….”
“좋은 꿈 꿔요.♥♥♥"
“으이구~ 망령들었나 봐 ㅠ.ㅠ”
요즘 며칠 그렇게 덥기만 했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서인지 비 오고 나니 좀 을씨년스러워졌다.
거실 옆 내 방에서 자리를 펴고 누웠던 나는
안방에 주무시는 마눌님(ㅋ)에게 카톡 메시지를 날렸다.
젊은 사람들이 보면 노인네들이 각방을 쓰면서
참 웃기는 짓을 한다고 킬킬댈지 모르지만
우리 부부에겐 이제 일상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다.
하긴 처음에는 문명의 이기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체가
너무 인정미 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서운한 감정은 남자인 나뿐일까?
마눌의 감정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일까?
부부의 정은 차츰차츰 이렇게 변질해가는구나….
우리 부부, 정말 괜찮은 것일까?
한땐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이골이 나서 아무렇지도 않다.
나도 마눌도 무심한 일상이 됐다.
정말이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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