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앤젤레스의 스키드 로우 (Skid Row)에있는 약 2,000 명의 노숙자들의 위생 및 생활 상태는 매우 심각하여 유엔은 최근 시리아 난민 캠프와 비교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 중 하나에서 극심한 빈곤은 어떻게 지속됩니까? 이 보고서는 미국의 빈곤과 기회에 관한 보고서 인 '꿈을 꾸고있다'라는 일련의 보고서의 일부입니다.
LA 다운타운 스키드로가 더 암울해졌다. 노숙자들이 또 한번 집을 잃어서다. 지난 11일이다. 스키드로 한복판에서 한인 운영의 노숙자 사역단체 ‘의의나무사역(Oaks of Righteousness Ministry)'이 퇴거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이 단체는 기부와 자원봉사로만 운영돼 왔다. 일부 봉사자들은 아예 창고에서 기거하며 사역을 도왔다. 기부는 지속적이지 않았다. 결국 한계에 이르렀다. 렌트비(월 3914달러)가 밀렸다. 노숙자 지원 단체라 해도 법의 잣대는 냉정했다.
봉사자들은 강제 퇴거 조치를 당했다. 창고(1만2000 스퀘어피트)에 있던 물건을 그대로 두고 나와야 했다. 옷가지조차 챙기지 못했다. 이 단체 이진 사모는 “창고 소유주가 그동안 사정을 많이 이해해 줬는데 지난해 10월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은행(시티내셔널뱅크)이 관리를 맡게 됐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도저히 사역을 멈출 순 없고 현실은 퇴거 조치를 당한 상황이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퇴거가 스키드로에 미친 여파는 크다. 우선 창고가 폐쇄되면서 노숙자들이 우편물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이 단체는 노숙자 7000여 명에게 우편물을 받을 수 있도록 창고 주소를 빌려줬다. 노숙자들은 창고 뒤편 자신의 이름이 적힌 우편함을 통해 신분증, 소셜카드, 정부 관련 서류 등을 받아왔다.
노숙자들의 상심은 크다. 주소가 있다는 것은 단순히 우편물 수령 이상의 의미였다. 스키드로에 사는 존 사하니는 “창고가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2주 가까이 정부 보조 관련 우편물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주소를 잃었으니 또 한번 집을 잃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여전히 많다. 기업들도 그 사실을 잘 안다. 그간 한인 기업 ‘오뚜기 아메리카’를 비롯해 트레이더 조스, 홀푸드, 바나나 리퍼블릭, 오피스 디포, 디즈니 스토어, 제이 크루 등 여러 업체가 의의나무사역에 식료품과 물품을 기부해왔다. 의의나무사역은 기부 물품을 스키드로와 저소득층 지역을 돌며 나눠주는 ‘오병이어 푸드 드라이브’ 사역을 진행했다.
줄리 안 사역장은 “창고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그곳에서 숙식하던 일부 봉사자도 머물 곳이 없어졌고 기업으로부터 물품을 기부받는데도 어려움이 생겼다”며 “교회나 회사들이 창고로 쓸 수 있는 공간을 도네이션 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퇴거는 당했지만 사역은 계속되고 있다. 사역이 중단되면 식료품을 제공받는 700여 가구 이상이 당장 어려움을 겪어서다.
현재 오병이어 식료품 사역은 ▶콤튼 지역 애틀랜틱 애비뉴 ▶LA지역 스탠포드 애비뉴, 53가, 시저 차베스 애비뉴 ▶엘몬티 지역 샌타아니타 애비뉴 ▶헌팅톤파크 지역 플로렌스 애비뉴 ▶가디나 지역 파크 레인, 158가 ▶롱비치 지역 파인 애비뉴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은행 측은 내달 3일 창고문을 잠시 열어주기로 했다. 기본적인 짐이라도 찾아갈 수 있도록 사정을 감안한 조치다. 노숙자를 위한 창고는 그 이후엔 다시는 열리지 않는다.
▶도움 문의:(310) 740-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