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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일 하나 둘씩 넘기는 아내…백수라는 '죄'
“청소 정도는 나도 할 줄 알아.”
백수 주제에 집안일을 온통 마눌이 도맡아 한다는 것이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그래서 솔선해 마눌에게서 청소기를 넘겨받았다.
얼마 안 있어 마눌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일을 부탁했다. “기왕이면 세탁기 돌리는 것도 도와줘.” 그래서 세탁물도 넘겨받았다.
어제는 여고 동창생 모임이 있어서 나가야 한다고
마눌은 나에게 전기밥솥을 안겨주면서 밥 짓는 방법을 알려줬다. 큰일 났다.
하나 정도는 괜찮았지만 두세 가지 넘게는 부담된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을 나한테 맡길 것인지 두렵다.
이러다 정말 집안 살림 통째로 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백수라는 죄’가 참 무섭다.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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