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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진리대 교수, 자국 인구등록자료 분석한 논문 발표
“향후 생명보험 보험료 산정 등에 활용될 수도”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최대 8년 더 오래 산다는 대만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만 진리대 왕신충 교수 등 3명은 자국 내무부가 제공한 인구등록 자료를 분석해 이런 내용의 ‘생명보험에서 위험요인으로서 배우자의 유무’란 논문을 발표했다.
대만은 100년 이상 축적된 인구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자료에는 현재의 결혼 상태와 과거 결혼경험에 대한 정보도 들어 있다.
왕 교수 등이 생명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30세 남성의 경우 기혼자의 기대수명은 48.9년으로 미혼자(40.9년)보다 8년 더 오래 살 것으로 추정됐다.
40세는 7.5년, 50세는 6.4년, 60년은 4.9년 등으로, 역시 기혼 남성이 미혼 남성보다 장수를 누리는 것으로 기대됐다.
여성도 상황은 비슷하나 기혼과 미혼간 기대수명의 차이는 작았다.
30세 여성 기혼자의 기대수명은 54.8년으로 미혼자(51.9년)보다 2.9년 더 사는 데 그쳤다.
기혼·미혼 여성간 기대수명의 차이는 40세 2.7년, 50세 2.4년, 60세 2.1년으로 2년 남짓에 불과했다.
물론 같은 연령의 남녀 간 기대수명을 비교하면 여성이 더 길었다. 같은 30세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6.1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이혼 또는 사별 등 배우자와의 결별 경험이 여성에게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점은 눈길을 끌었다.
이혼 또는 사별 경험이 있는 여성은 기혼자뿐 아니라 미혼자보다 기대수명이 짧았다.
예컨대 30세 이혼녀 또는 과부의 기대수명은 51년으로, 30세 미혼 여성보다 0.9년 일찍 사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달리 남성은 배우자와 이혼하거나 사별했더라도 80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미혼자보다 기대수명이 1년 내외로 더 길었다.
논문은 생명보험에서 보험료를 산정할 때 배우자 유무를 고려사항으로 둬야 한다고 제안하는 내용이어서 배우자 유무에 따라 기대수명의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이런 기대수명의 차이를 보험에 반영한다면 기혼자의 경우 생명보험의 보험료는 낮아지고 연금보험은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가 기혼자에게는 사망보험금을 미혼자보다 더 늦게 지급해도 돼 유리하지만, 연금보험의 경우 미혼자보다 더 오랜 기간 보험금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대만은 동아시아권에서 우리나라와 경제 수준과 비슷한 국가여서 대만의 통계자료를 참고할만하다”며 “생명보험이 상품을 개발할 때 결혼 여부도 보험가입자의 위험을 차등하는 데 추가적인 요인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