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를 모시고 들어보는 '좋은 정부 만들기' 시리즈. 달걀을 청와대로 던지면 깨지는 쪽은 누구?
행정학계의 원로이자 DJ정부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78) 서울대 명예교수가 휴양 중이던 미국 하와이에서 24일(현지 시각) 별세했다.
서울 출신으로 배재고와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미국 하와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2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재직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장과 한국행정학회장, 한국공공정책학회 이사장, 명지전문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또 DJ 정부 때인 1999~2002년에 중앙인사위원장을 맡았고,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의 공천심사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김 교수는 행정학 관련 책만 20권 넘게 저술한 행정학계의 권위자였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2004년 열린우리당의 공천심사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한국의 관료제 연구’ ‘바람직한 정부’ 등 행정학 관련 책을 20여권 저술한 고인은 퇴임 후에도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쳤다. 2년 전 출간한 연구서 ‘이승만 정부 그리고 공유정부로 가는 길’에서는 이승만 정부의 공과를 냉철하게 짚었다. 고인은 생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편법과 탈법이 이뤄졌고 국가 자원을 관리하는 능력과 정책 대응력이 부족했지만, 재정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신생 국가의 현실에서 이승만이 난세 극복을 위한 큰 지도자였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또 미래 정부는 ‘공유 정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유 정부란 정부와 국민(시장·기업)이 권력을 나눠 갖는다는 개념으로 ‘작은 정부’나 ‘규제 철폐’만이 아니라 정부가 하지 않아도 될 일에서 아예 손을 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록과 비판에 철저한 고인이었지만 평소 사람들과 두루 어울리길 좋아하며 격의 없이 지낸 ‘낭만파’이기도 했다. 유족으로 아내 유정희(77) 씨와 1남 1녀가 있다. 상세한 장례 일정은 현지 경찰의 사인 조사 과정을 거친 뒤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