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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권의 설계자이자 1등 공신으로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중도 하차한 스티브 배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자'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우선주의' 논리를 제공하며 사실상 정권의 좌장 역할을 했던 그가 2년 후 라디오 쇼로 돌아왔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다가 밀려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탄핵 위기에 내몰린 트럼프 대통령 방어를 위한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24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더힐 등에 따르면 배넌은 지난 23일 '작전실:탄핵'(War Room: Impeachment)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생방송 라디오쇼를 개시했다.

백악관에서 나와 지난 2년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포퓰리즘 운동을 지원해오다 워싱턴 정가로 돌아온 것이다.

배넌이 워싱턴DC에 있는 자택 지하실에서 녹음하는 이 라디오쇼는 팟캐스트로 제공되는 것은 물론 매일 오전 9시 버지니아와 플로리다의 보수 성향 라디오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이 라디오쇼는 앞으로 두 달 간 매일 방송된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무죄선고가 내려지는 날까지"라고 방송 일정을 밝혔다.

또 뉴욕 등 다른 도시의 라디오 채널과도 방송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청취 지역이 확대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는 청취층을 워싱턴DC의 정계인사부터 전국의 보수 성향 활동가들까지 폭넓게 보고 있다며 이 라디오쇼를 인터넷으로도 생중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배넌은 더힐 기자와 만나 트럼프 행정부로 돌아가기 위해 이런 방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팬이자 이번 탄핵 절차의 역사적 본질을 알고 있고, 백악관이 적절한 방어 전략을 세우지 못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라디오쇼를 통해 공화당 인사들이 뉴스와 탄핵 전략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이번 탄핵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배넌이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주변 인사들이 전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탄핵 당위성을 뒷받침해주는 "잘 돌아가는 언론기구"를 갖췄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라디오쇼를 시작했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라디오쇼는 탄핵 관련 뉴스를 파헤치는 한편 증인과 증거를 중심으로 탄핵 과정에 초점을 두고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매우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방송이 탄핵과 관련된 정보를 누출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배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보수주의자 단체인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의 법률 전문가, 전직 검사, 기자, 법률가는 물론 민주당 인사까지 인터뷰하겠다고 밝혔다.

 

 

 

 

제이슨 밀러 전 트럼프 인수위 대변인과 극우매체인 '브레이트바트'의 전직 편집장이자 영국의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의 '브렉시트' 보좌관이었던 라힘 카삼도 게스트 진행자로 참여한다.

 

 

 

배넌의 라디오쇼를 두고 상당수의 백악관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층'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차린 해적판 작업 같은 것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강도 높은 위기가 닥쳤을 때 '나를 방어하는 사람이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에만 신경 쓴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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