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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나는 한인 싫어한다"
정신건강 전문가.교육자들
"10대 학생들엔 충격적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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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버겐아카데미 고등학교 교사의 인종차별 발언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당시 수업에 있었던 학생에 따르면 "한인을 싫어한다(I hate Korean)"는 교사의 발언이 계속되자 한 학생은 자신이 한인임을 숨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한 11학년 학부모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수업에 있었던 타민족 학생에게 들었던 당시의 상황을 19일 본지에 밝혔다.

"A교사가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출신 국가나 민족이 어딘지 물었다. 중국이나 일본 등 한인이 아닌 학생들의 경우 이 교사로부터 '좋아한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이 수업에 있던 6명의 한인 학생들만 달랐다. 처음 한인이라고 밝힌 학생부터 마지막 한인 학생까지 모두 'I hate Korean'이라는 말을 교사로부터 일일이 들었다. 한인 학생 차례 때마다 '싫어한다'는 답을 듣자 수업 분위기가 이상해졌고 이 때문에 한 한인 학생은 한인임을 밝히지 않으려고까지 했다. 이 교사는 처음에 한인임을 부인했던 학생이 실제 한인임을 알게 되자 'I hate Korean'이라고 재차 말했다." 

당시 한인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교 상담사를 찾아가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수업 후 A교사는 자신이 담당한 또 다른 11학년 수업에 들어가서는 "한인 학생은 모두 손을 들라"고 말한 다음 이들을 향해 또다시 "나는 한인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A교사의 수업 도중 발언을 단순히 농담 차원으로 볼 수 없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학생과의 관계에 있어서 '권위'를 갖고 있는 교사가 특정 민족의 학생들만을 겨냥해 차별 및 증오 발언을 한 것은 단순한 실수라고 여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버겐아카데미 고교 일부 학부모들은 A교사가 과거 한인 학생들과 좋은 관계였다며 옹호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A교사는 능력 있는 훌륭한 교사였고 해당 사건은 교사의 농담을 일부 학생들이 이해를 못해 확대된 일"이라며 단순한 실수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그 중 일부는 A교사 해고는 안 된다며 구명 운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수업 중 있었던 일은 A교사의 'I hate Korean' 발언이 단순 농담식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10대 학생들에게 있어서 해당 행위는 심각한 정신적 피해까지 우려된다는 것이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모니카 이 정신건강 상담사는 "무슨 이유든 수업 시간에 교사로부터 '싫어한다'는 발언을 들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10대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시기다. 스승이라는 권위를 가진 이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인 '한인'을 미워한다는 발언을 들게 되면 내면의 정체성 확립에 굉장히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밝혔다.

한 현직 공립학교 교사도 "교실 내에서 학생에게 그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든 용납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이해도 어렵다"며 "과거 어떠한 교사였던지는 상관이 없다. 이는 단순한 교내 처분이 아닌 법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A교사의 인종차별 발언 사건 이후 일부 학부모는 학교 당국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공론화 등을 요구했으나 학교 당국은 해당 교사가 비공개로 피해 학생 및 가족에게 구두 사과하는 것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27일 한 학부모는 데이비스 러셀 교장 등 학교 당국자들과 한인학부모회 등에 e메일을 보내 수업 중 교사의 증오 발언 문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서한에는 "유대인이나 흑인 학생을 대상으로 '싫어한다'는 발언을 했다면 과연 어떠했겠는가. 증오와 차별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대해야 하며 해당 교사가 수업을 계속하는 것이 아닌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적혔다.

이어 "이 사건은 한인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 문제가 아니라 교사의 자격 문제다"며 "우리 학교 전체는 물론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의 문제다. 재발 방지를 위해 모두가 이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적혔다.

또 한 9학년 아버지는 "중앙일보 기사를 접하기 전까지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몰랐다"며 "학교 측으로부터 단 한 장의 편지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종차별 교사의 처분이 11학년 수업에서 배제되고 9~10학년 수업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이 조치로 해당 교사가 딸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나 불쾌하다"며 "이 교사에게 배우는 우리 아이 역시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학교 당국은 물론 교육위원회와 주 교육국 등에 해당 교사 중징계 요구서를 정식으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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