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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나무에서 떨어지다

니이모를찾아서 2019.08.30 09:48 조회 수 :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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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인데, 사실은 원숭이들도 꽤 떨어진다고 한다. 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야생동물의학을 가르쳤던 신남식 명예교수에 의하면 원숭이들이 상황판단 능력과 균형감각을 잃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에 처하면 나무에서 떨어져 다치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떨어진다’는 것은 두 가지 조건을 필요로 한다. 첫째, 평소의 위치가 높을 것. 바닥에 있다면 떨어질 일도 없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는 법이다. 둘째, 평상시의 판단능력을 마비시키는 어떤 상황에 휘말릴 것.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며 높이 올랐던 인물들이 어느 방심한 순간 추락하는 일은 유사 이래 반복되어 왔다. 때로 탐욕에, 때로 자만심에, 때로는 애욕에 … 두 눈이 멀어 판단능력을 상실하면 수십년 쌓아올린 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일이 가능하다. 절대로 떨어질 것 같지 않은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치이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 때 한 말이다. ‘촛불정부’를 함께 만들어냈다며 뿌듯해하던 국민들의 가슴 가슴을 뛰게 했던 빛나는 선언이다.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앞장서서 추진하며 문재인 정부 개혁의 아이콘으로 인식되었던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그는 떨어질 것인가, 그럼에도 살아남을 것인가 - 지금 우리의 조국은 ‘조국 정국’이다. 

 

조국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든 걸 갖춘 인물이(었)다. 명석한 두뇌, 준수한 외모, 부유한 집안, 바른 성정 등. 거기에 양극화 심각한 이 사회에서 평등과 공정, 사회정의를 핵심가치로 내세우니 진보성향 젊은 세대에게 그는 우상이었다. 

그가 한 말 한마디 한마디는 금언이 되었다. 그 말들이 지금 그의 발등을 찍고 있다. 

 

그를 둘러싼 의혹들은 27일 검찰 특수부가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며칠 후면 인사청문회가 열릴 공직후보자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수부의 성격상 검찰이 가장 주시하는 것은 사모펀드 투자관련 의혹으로 보인다. 

 

하지만 ‘행동하는 지성’ ‘앙가주망(사회참여)의 표본’으로 그를 추종하던 청년 세대에게 중요한 사안은 따로 있다. 대학^대학원 입학, 인턴십, 논문, 장학금 … 그들이 밤잠 못자고 고민하는 문제들, 24시간 의식을 짓누르는 이슈들이다. 그런 중차대한 사안들이 조국의 딸에게는 어떻게 그렇게도 쉬웠는지, 그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딸의 능력이 아니라 아버지의 능력이라는 사실이 ‘의혹으로’ 드러나면서 그들은 분노했다. ‘아버지’가 썩을 대로 썩은 구세대 정치인이 아니라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날 것 같던 조국이라는 사실에 그들은 경악했다. 

 

“위법은 없었다, 당시의 법과 제도를 따랐다”는 조국의 설명/변명은 대중적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필기시험 한번 없이 외고- 고려대-서울대 대학원-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척척 들어가고, 남들은 꿈도 꾸지 못할 인턴 기회들을 누리며, 낙제를 해도 장학금이 떠안겨지는 행운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위법 없이도 손만 뻗으면 특혜가 손에 잡히는 ‘금수저’ 그들만의 세상의 단면이 드러난 것이고, 조국은 그 계층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배신감은 깊다. 

 

조국은 낙오자 없이 다함께 잘 사는 세상에 대해 많은 말을 했다. 알바 뛰라 공부하랴 힘겨운 학생들을 생각하며 “장학금 지급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고, 정치권에서 논문표절 문제가 시끄러울 때는 “지금 이 순간도 잠을 줄이며 한자 한자 논문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고 질타했다. ‘개천의 용’이 지상목표가 된 세태에 대해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개구리·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이상론도 폈다. 

 

 

 

하지만 딸 앞에 서면 그는 아버지였을 뿐이었다. 진학에 도움이 되는 기회들을 챙겨주고 싶었고, (두번이나 낙제한 것으로 볼 때) 공부에 별 관심 없는 딸을 격려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원칙을 중시하던 사람이 원칙을 어기게 만드는 것, 평생 아쉬울 것 없던 사람이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전쟁 보다 어려운 것’(조지 부시 전 대통령) - 바로 자식이다.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철저하지 못했고, 안이한 아버지였다”고 그는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적임자가 조국이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 조국 역시 온 가족이 검찰수사를 받는 수모에도 불구하고 “짊어진 짐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고 했다. 

 

조국은 나무에서 떨어졌다. 중상이 아니라면 다시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등이나 공정, 정의를 논하던 그의 말은 권위를 잃었다. 도덕적 고고함에 흠집이 생겼다. 흠집 난 정의의 칼로 개혁은 가능할까.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권정희의 세상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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