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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 한인사회 소외된 노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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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운타운 노인아파트에 홀로 사는 82세 김용신 할아버지는 5년 전 아내와 사별했다. 이후 할아버지는 하루 한끼 지인들이 전해준 고구마와 감자를 삶아 먹는다. 밥상은 잊은 지 오래다. 가끔 교회에서 나눠 주는 도시락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며칠씩 먹을 때도 있다. 

홀로 남은 서러움 '삶 무기력'
"배우자 간병할 때가 더 좋아"

중풍·치매 두려운 老-老부부
"몸·정신 힘겨워 학대 경우도"

노년의 텅 빈 집에 홀로 남은 생은 고독만이 가족이다. 먼저 간 '임'과 자식 새끼들이 사뭇치게 그립다. 소리마저 그리워 라디오와 TV를 크게 틀어놓고 있지만, 구석구석 차가운 적막이 웅크리고 있다. 생의 끝자락, 모든 관계와 위로, 사랑을 체념해야 살 수 있다. 아무도 말 걸지 않는 하루는 너무 길다. 

◆그 할아버지의 사연 


노인아파트는 홀로 남은 시니어가 대부분이다. 'V 노인아파트'는 전체 232세대 중 약 70%가 홀로 사는 시니어다. 할머니들은 같이 밥도 해 먹고 삼삼오오 모여 다니지만 할아버지들에게는 감옥이 따로 없다. 

정기영(76·가명) 할아버지는 13년 만에 하숙집을 청산했다고 좋아하신다. 또래 부부가 운영하는 하숙집에 얹혀살면서 그간 눈칫밥도 많이 먹었다. 이혼 후 딸과도 소원해져 하루하루 봉제공장에서 잡일을 하며 삶을 지탱했다. 노인아파트에 당첨됐지만, 따로 집이 생겼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어둠이 내릴 쯤이면 10여 달러 쥐고 카지노 버스에 오른다. 

김송(78) 할아버지는 과묵하다. 남들은 양로센터에 나가서 게임도 하지만 "영 귀찮다"고 말한다. "괜히 지 잘났다고 떠드는 X들 때문에 안 간다. 부부가 와서 화목해 보이는 것도 짜증나고, 집에 혼자 있는 게 더 낫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부모를 따라 이민 왔다가 세상에 홀로 남았다.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자식은 없다"면서 "하루종일 신문을 읽고 종이접기를 하다 보면 하루가 힘겹게 간다"고 나직하게 말했다. "우울하진 않냐고? 뭐 그런 거 없어." 

데이비드 한(79) 할아버지는 "5년 전 아내와 사별했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최근 두 번 넘어져 걷기가 너무 힘들다. 하와이에서 아내가 죽고 LA로 왔다"면서 "아내가 죽을 때까지 4년을 간병했지만 그때가 좋았다"고 했다. "아침은 과일이나 토마토 한 두 개 먹고, 점심은 정부보조 밥 한끼, 저녁은 라면으로 해결해." 

◆그 할머니의 사연 

신금례(77) 할머니는 LA한인타운 노인아파트에 혼자 산다. 한국서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두 아들을 키웠다. 아들이 손녀 좀 돌봐달라고 불러 뒤늦게 이민 왔다. 

10년 동안 애지중지 돌본 손녀가 다 크자 갈 곳은 노인아파트였다. 양로보건센터에 주 3일 나가지만 속을 나누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가끔 몸을 움직일 뿐이다. 할머니는 "이 많은 사람 중에 내 편 하나 없어 서럽다. 몸도 이제 안 따라준다. 그래도 자식에게 짐은 되기 싫다"면서 텅 빈 아파트로 향했다. 

양로보건센터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는 김금년(89) 할머니는 귀가 안 들린 지 오래다. 말하는 사람에게 미안해서 그저 고개만 끄덕이곤 하는 경우가 많다. "무릎, 어깨 몸 여기 저기가 쑤시고 아파, 그런데 운동하면 더 오래사는 거 아니야…싫은 데." 요즘 심장판막증이 심해져 의사는 수술을 권했지만 할머니는 듣지 않았다. "이젠 수술대에 눕는 것도 무서워…아픈 대로 살다 가야지." 

◆老-老부부 

80대 한인 시니어는 음식 해먹기가 고역이다. 혀 감각도 무뎌졌고 무엇보다 손발이 말을 듣지 않는다. 

백순자(80)·백남준(85) 부부는 매일 LA한인타운 순두부 식당을 찾는다. 순자 할머니는 여전히 집안일은 하지만 매번 힘에 부친다. 제대로 된 음식 장만과 살림살이가 힘들다. 정부 보조 '순두부 한끼'가 고맙고 편하단다. "둘 다 늙다보니 이제는 상대에게 뭘 시키지 않는 게 최고"라며 "습관처럼 뭘 시켰다가 '아차'한다. 노부부라는 말이 멋있게 들릴지 모르지만, 실상은 힘겨운 노년의 삶이다." 

중풍과 치매는 가장 두렵다. 병에 걸린 당사자도 힘들지만 배우자의 몸과 마음도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중풍에 걸린 남편을 수발하는 김모(65) 할머니는 "나는 그래도 이만하면 나은 편"이라고 삶을 긍정했다. 남편은 15년 전 중풍으로 쓰러졌다. 할머니는 "남편은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이니까 고집이 생기고 화도 많이 냈다"면서 "같이 대들면 싸움만 커진다. 늙고 아픈 남편이 늙은 아내를 학대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말했다. 노노부부 중 한 명이라도 치매에 걸리면 수발하는 짝은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치매 환자는 보호자에게 묻고 또 묻는다. 싸움 걸기는 예사고 신경질은 일상이다. 치매 남편을 둔 이모(80대) 할머니는 "자기도 아프니까 신경질을 부리는 것"이라며 "그나마 밥을 차려주면 알아서 먹는다. 먹여주지 않는 게 어디냐"고 위안했다. 치매 친구를 둔 김모(81)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채 오래 살면 뭐하나. 사람이 10년이 지나도 죽지는 않고 치매 상태로 똑같아. 자기 몸도 힘든 늙은 남편이 치매 아내를 씻겨주려면 얼마나 힘들겠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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