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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홍삼의 재발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중 홍삼(6330억원)은 비타민·미네랄(1415억원)·유산균(1388억원)을 따돌리고 가장 많이 팔렸다.
최근 홍삼이 치매환자의 기억력을 회복하고 암환자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부모님 건강을 위한 효자 품목 자리를 굳히고 있다. 새롭게 밝혀진 홍삼 기능을 알아본다.
홍삼 추출물, 기억력 담당 해마의 노화 막아
치매를 막고 뇌를 건강하게 하려면 규칙적인 운동, 금연, 절주, 활발한 사회활동,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비롯해 '뇌 건강식사'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최근 홍삼이 노화로 인한 기억 장애를 막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뇌 건강식으로 떠올랐다.
한국 이화여대 의대 분자의과학교실의 오세관 교수팀은 사람 나이 80세와 같은 늙은 쥐(20~21개월) 20여 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홍삼추출물 0.12%(약 200㎎/㎏/일) 넣은 사료를 3개월간 매일 먹였다.
다른 한 그룹에는 사료에 홍삼추출물을 넣지 않았다. 3개월 후 쥐가 Y자형 미로에서 길을 잘 찾아가는지, 여러 번 반복해 보여준 물건 중 새로운 물건을 잘 찾아내는지 등 기억력을 사람 나이 20세와 같은 젊은 쥐(5~6개월)와 비교 관찰했다. 그랬더니 홍삼추출물이 든 사료를 섭취한 쥐의 기억력이 젊은 쥐와 크게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좋아졌다.
오 교수는 "홍삼이 해마를 건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마는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한다. 홍삼은 해마의 노화를 막았다. 홍삼이 해마 속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인자(TNF-α, IL-1β 등).효소(COX-2, iNOS 등)의 발현은 낮추고, 항산화효소(Nrf2, HO-1 등)가 잘 발현되도록 해 기억력을 좋게 한 것이다.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홍삼이 노화로 인한 치매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신경과 김만호 교수팀은 치매 및 인지기능장애 환자 98명이 12주 동안 홍삼을 하루 4.5~9씩 먹도록 했다. 그랬더니 홍삼을 먹은 실험군은 먹지 않은 대조군보다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홍삼 다당체, 세포 면역 기능 끌어올려
홍삼의 사포닌은 대표적인 면역물질이다. 그런데 홍삼의 비(非)사포닌 중에서도 면역력을 높이는 물질이 발견됐다. 홍삼 다당체다.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조재열 교수팀에 따르면 홍삼의 다당체는 대식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한다.
서 교수는 "대식세포는 체내 대표적인 면역세포"라며 "대식세포는 몸에 침투한 세균.바이러스를 잡아먹거나 암세포를 죽여 없앤다"고 설명했다. 또 대식세포는 T림프구와 같은 주변의 면역세포에 '세균.바이러스.암 등을 함께 물리치자'고 신호를 보내 적과 싸울 아군을 모은다.
성균관대학교 이동권 교수(약학대학) 학회장은 "홍삼의 다당체는 대식세포.T림프구 등 면역세포의 증식을 촉진해 체내 면역력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대 약학대학 야마다 하루키 교수는 "홍삼의 다당체 속 글루크론산.갈락투론산 등 주요 성분이 체내 활성산소 생성을 막고, 면역세포와 NK(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암환자에게 항암제와 홍삼의 다당체를 함께 투여했더니 종양 무게가 줄었다. 또 홍삼이 위염.위궤양.위암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균의 증식을 막아냈다.
위암 등 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홍삼을 매일 4.5g씩 6개월간 먹게 했더니 T림프구.NK세포 같은 면역세포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