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대륙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유럽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무관심에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더 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NYT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유럽과 미국에선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하에 봉쇄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지만, 라틴아메리카의 나라들은 치명적인 상황을 맞았다"고 전했다. 또 "유럽 팬더믹에는 전 세계가 관심을 기울였지만 이 대륙은 관심 밖에 있어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2일 기준 확진 사례가 18만명에 육박하는 브라질의 상황이 가장 엄혹하고 페루(7만여명), 멕시코(3만8000여명), 에콰도르(3만1000여명) 등이 뒤를 잇는다. 물론 공식 통계에 잡힌 숫자일 뿐이다.
외신들은 중남미 대부분 국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에선 매장지를 찾지 못해 관들이 쌓여가고 연일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에콰도르에선 가족의 시체를 찾지 못할 정도다.
특히 항구도시 과야킬의 상황은 중남미에서도 최악으로 꼽힌다. "이곳에선 병원 복도에 시체들이 방치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남미 국가들이 이런 상황을 맞이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지속한 경제난과 큰 관련이 있다. NYT는 "에콰도르와 브라질은 경기 침체를 이유로 수년에 걸쳐 보건·의료 관련 예산을 삭감해 왔다"며 "그 탓에 이 두 국가는 중남미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